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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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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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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 아파트에 당첨되셨어요』 『안됐어요』 『그거 참다행이네요』 『정말 그래요』 요즘 시중에서 부인네들끼리 주고받는 인사말이라고 한다. 불량레미콘 사건이 터진이후 신도시 아파트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레미콘신드롬」을 실감하게 하는 세태의 한단면이다. ◆불량레미콘 사건을 따져본다면 그 근본 원인은 결국 2백만호 주택건설을 무리하게 추진한 정부에 있다는 것을 부인키 어려울 것같다. 아무리 선거 공약으로 내걸었다고 하지만,한정권의 임기동안에 기존주택의 25%가 넘는 2백만호 주택을 제대로 짓는다는 것이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이냐는 것을 생각해 보면 그 정책의 무모함이 어느정도인가를 쉽사리 알수 있기때문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계획추진 3개년만인 올해말까지면 공공부문 건설 77만호와 민간부문 건설 1백30만호를 합쳐 2백7만호를 공급하게되어,5년계획을 3년만에 조기달 성하게 된다고 낙관론만 폈었다. 과연 그렇게 강행된 아파트와 단독주택들이 정말 집다운 집이 될 수 있을까를 의심하던 판국에 곪집이 터지고 만것이 불량레미콘 사건인 것이다. ◆6공정부의 물량위주의 무리한 주택정책이 빚어낸 부작용은 이것 말고도 많다. 그중에는 심각한것도 있다. 무원칙한 다세대주택 허가조건 완화는 기존 주택가의 생활 환경을 엉망으로 만들어놓았다. 조기달성을 채찍질 하는 통에 건설현장에서는 노임 더주기경쟁으로 인부 빼내쓰기가 성행해,기업윤리는 온데간데없게 돼버렸고 막품팔이 인부들의 콧대는 한없이 높아 졌다는 것이다. ◆돈이란 돈은 모두가 주택건설분야에만 집중투자돼 주식시장은 곤두박질을 거듭했고 여타 생산업체는 고리사채도 구경하기 어렵다고 한다. 오로지 주택난 해소에만 전력투구한 정권은 세계어디에서도 찾아볼수 없을 것이다. 자재와 인력수급 등 종합계획도 없이 무턱대고 집만 지으라고 몰아세우는 정책의 시행착오가 불량레미콘 사건만으로 끝날수 있다면 다행이라 할수있을 것이다. 더이상의 부작용이 없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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