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세 돌발변수… 무력대결 큰우려/군저지땐 속수무책… 분리독립 힘들듯유고슬라비아연방을 구성하고 있는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공화국이 25일 전격적으로 독립을 선언함으로써 유고슬라비아연방은 연방성립 이후 최대의 분열위기를 맞게 됐다.
이들 공화국의 분리독립선언은 1918년 건국이래 연방통합의 이념적 토대였던 「유고이즘」과의 결별을 의미함과 동시에,연방고수세력에 대한 정면도전의 성격을 띠고있어 향후 유고정세는 「시계제로」의 분쟁양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연방정부측이 분리독립의 「원심력」을 무력으로 저지하려할 경우 내란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나아가 이번 사태는 안정과 통합을 지향하는 유럽정세에 돌발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뿐 아니라 화해무드의 국제질서에 어두운 그림자를 던지는 악재로 발전될 우려도 있다. 성급한 외교관측통들이 유고를 유럽의 「화약고」 내지는 제2의 레바논으로 지칭할 정도로 연방해체위기의 상황은 이제 「국내분쟁」의 차원을 넘어서고 있다.
6개 공화국·2개 자치주에 4개 언어·24개 인종·3개 종교로 뒤섞인데다 통합력이 존재하고 있지않기 때문에 연방의 분열은 필연적인 결과였다. 최대민족인 세르비아를 중심으로 남부지역은 이슬람 및 동방정교의 문화를 많이 흡수했고 슬로베니아·크로아티아 등 북부지역은 서유럽의 기독교 문화영향을 받아,종교 및 주민의식도 대립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같은 분열요인을 안고 있는 유고가 지난 45년 이후 한동안 통합된 국가체제를 유지할수 있었던 것은 국부로 추앙받는 티토의 강력한 지도력 때문이었다.
그러나 80년 티토가 사망한뒤 공화국간·민족간 대립과 분열은 점차 그 도를 높여갔다. 더구나 그동안 국가이데올로기였던 공산주의 이념이 89년 동구의 민주화로 몰락하면서 공화국간의 결속력은 더욱 약화됐다.
또한 90년 총선에서 집권사회당(구공산당)이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공화국에서만 승리하고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마케도니아공화국에서는 민족주의 정당이 승리해 연방해체를 가속화시켰다.
이와함께 슬로베니아와 크로이타아공화국이 인구나 면적에서는 세르비아공화국에 비해 작지만 경제적으로 가장 부유하다는 점도 분리독립의 한 요인이 됐다. 즉,이질적인 연방내 타공화국을 위해 자신들의 공화국이 경제적 희생을 감내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나름대로 배경을 갖고있는 두 공화국의 독립선언이 성공할지에 대해선 일단 부정적인 견해가 많다.
우선 안테·머르코비치 연방총리가 「합법적인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분리독립을 저지하겠다고 공언한 점이나 두 공화국에 연방군이 배치되고 있다는 사실은 순탄한 문제해결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즉 세르비아인이 장교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연방군이 이들 공화국에 「총」을 들이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한 발칸반도의 현상유지를 원하는 주변국들과 미국,소련 등 강대국이 분리독립을 인정치않고 있는 점도 이들 공화국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분쟁의 장기화로 인한 경제의 급격한 침체로 부정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결국 이들 공화국의 독립은 산적한 장애요인을 견디고 최악의 경우 엄청난 희생이 따르는 내전을 감당할 수 있는 저력이 슬로베니아공 등에 있는지에 달려있다고 볼수 있다.<이영성기자>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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