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기간강립 최우선 과제다공천부정과 관련,구속된 유기준의원(전 민자)이 보석으로 월말께 석방될것 같다는 보도가 나왔다. 충분한 보석사유가 있다면 출감한뒤 불구속으로 재판을 받는것이 이상할게 없다.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 보도가 여야의 공천부정에 관한 내사범위가 서둘러 축소발표되고 신민당 일부 간부들의 공천부정이 불구속 처리되리라는 전망이 나오는 시점과 공교롭게 겹치고 있다는 점에서 개운치가 않다. 공천부정 사건들이 눈앞의 정치적 편의주의에 의해 적당히 수습·호도되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추축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정국관리 차원에서 본다면 공천부정 수사는 귀찮고 성가신 족쇄 일시 분명하다. 광역의회에서 대승한 여당입장에서는 제1야당인 신민당과 협조관계에 들어가는 것이 그 어느 일보다도 중요하다. 새삼스럽게 지금에 와서 신민당을 자극하는 것은 선거참패의 쇼크를 벗어나는 빌미를 줄수도 있고,두 김씨 체제에 영향을 줄수도 있을것이며,모처럼 되찾은 안정기조와 정국 주도권이 흔들릴 위험성도 없지 않을 것이다. 반면 신민당으로서도 핵심 참모들에 대한 강제 수사가 이뤄질 경우를 생각하면 심각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다시한번 도덕성이 훼손돼 엎친데 덮친격이 될수가 있고,당수뇌부의 위상에 까지 악영향을 가져 올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여야는 내심으로 선거때의 일은 이쯤에서 대충 덮어두고 하한정국으로 빨리 빠져 나갔으면하고 바라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정국관리도 중요하지만 금권타락 선거를 막는 대원칙을 지키는 일도 중요하다. 앞으로 있을 총선과 대통령 선거가 사상 최대의 격전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금권타락 선거를 예방하는 일은 이 나라 정치의 장래를 위해서 한때의 정국경색을 피하는 일보다 훨씬 더 중요한 우선 현안이라고 볼수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은 타협과 담합을 할때가 아니라 오히려 금권타락 선거에 대한 불용의 의지를 더욱 명백히 해야할 시점이다. 광역의회 선거에서의 가장 본질적인 부정을 척결해내지 못한다면 총선·대권에서 누가 선거법을 지키려 할것인가. 「선거가 끝나면 흐지부지 하더라」면서 있는 돈 없는 돈 다끌어다 쓸것이고 별의별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이번 광역선거의 승리로 여권은 지난 3년간의 실정에서 오는 부담감과 중압감을 어느 정도 덜었다. 그러나 앞날은 그리 낙관적이지 못하다. 이 나라 선거는 해가 갈수록 과열타락상이 심화돼가고 있다. 이번 광역에서도 10당7락이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치기정권이 걸린 다음 총선과 대선을 어떻게 관리해낼수 있겠느냐에 따라 6공의 성패가 마지막에서 갈릴수도 있다고 말할수가 있는 것이다.
선거과열을 막고 지역감정을 극복하기 위해 중·대선거구 얘기도 나오는 모양이지만,선거부정하나 제대로 가리지 않고 넘어갔을때 그것은 밑빠진 독이나 다름없다. 제도를 아무리 개선한들 나아질것이 없다. 공천부정을 포함해 여·야를 가릴것없이 광역선거의 선거부정을 엄정히 조사해 공정하게 처리함으로써 국민이 신뢰하고 따를수 있는 선거기강을 확립할수 있어야 한다. 이번의 광역선거의 승리가 정부 여당에게 면죄부를 준것이 아님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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