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송 총리 「대일 차전쟁 선포」 무색/일부 규제강화부를 자충수 분석도프랑스 사르트주 르망에서 23일 열린 「르망의 24시간」 스포츠 자동차 경주대회에서 일본,그것도 일 국내 4위 메이커에 불과한 마쓰다가 우승함으로써 일본 자동차와의 전쟁을 선포한 프랑스는 물론 유럽전체에 충격을 주고 있다.
마쓰다는 이날 24시간 계속되는 경주에서 평균시속 2백5.33㎞로 경주장을 3백62 회전해 장장 4천9백23.3㎞를 주파,기대를 모았던 독일의 메르세데스빈츠,포쉐,영국의 재규어 등 역전의 명수를 물리쳤다. 또한 지난 일본 자동차 경주에서 우승해 프랑스의 자긍심을 드높인 푸조 905도 마쓰다에 밀리고 말았다.
일본 자동차 메이커에 「전쟁」을 선포한 자크·갈베 푸조사장의 역작인 푸조 905에 걸었던 프랑스인들의 기대는 특히 컸다. 또 5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번 경주에서 10여년만에 출전하는 팀을 응원하기 위해 경주장에는 사상유례없는 25만명이 운집했으며 인근호텔은 두달전 예약이 끝나 많은 사람이 슬리핑 백속에서 노숙할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때문에 마쓰다의 승리가 던진 파문은 그만큼 크다. 더욱이 새로 취임한 에디트·크레송 총리가 유럽을 뒤흔드는 일본차문제와 관련해 취임 첫 일정으로 일본의 「식민주의」를 비난해온 마당이라 이 문제가 더욱 민감한 논쟁으로 발전할 전망이라는게 리베라시옹지를 비롯한 프랑스 언론의 관측이다.
마쓰다 승리를 머리 기사로 올린 언론들이 2∼3면에 걸친 해설특집을 게재한 가운데 TV들은 르망의 승리를 「장쾌」라고 찬양한 일본 스포츠 신문들을 비추면서 「눈물이 나올정도」라는 일본 시민반응을 전해 은근 히 프랑스인들의 반감을 부채질했다.
한편 마쓰다의 승리를 계기로 93년 단일 시장개방을 앞두고 일본차 규제에 대해 이견을 보이고 있는 유럽에 「보호주의」 기치를 내걸고 있는 프랑스측 입장이 강화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일본은 매년 유럽에 1백40만대의 자동차를 팔아 시장의 10%를 점하고 있는 반면 주로 독일차인 유럽은 일본에 17만7천대를 팔아 3%밖에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유럽공동체(EC)는 98년까지 일본차의 유럽시장 점유율을 16%선으로 묶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으나 일본은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GATT)상의 자유무역 원칙을 내세워 팽팽한 대립을 보이고 있다. 오는 28,29일 룩셈부르크에서 열릴 EC정상회담에서는 일본차문제도 논의될 예정이다.
크레송 총리와 칼베푸조사장이 일본 팽창주의에 경계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나온 「마쓰다의 승리」는 때를 잘 못만난 사건으로 주최측인 프랑스에는 「뜻밖의 행운」이라는 르몽드의 지적은 의미심장해 보인다.<파리=김영환특파원>파리=김영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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