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평온찾은 성당/원일희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평온찾은 성당/원일희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1.06.26 00:00
0 0

전민련 총무부장 강기훈씨(27)와 국민회의 한상렬 상임공동대표 이수호 집행위원장이 떠난지 하루뒤인 25일 아침 명동성당 주변은 오랜만에 긴장감이 가신 모습이었다.한달이상 성당주위를 에워싸고 있던 경찰은 절반으로 줄어들었고 수배자 5명을 비롯한 국민회의 관계자들은 농성장인 문회관 밖으로 일절 나서지않아 성당구내를 짓누르고 있던 긴박한 분위기는 외견상 평온을 되찾은 것같았다.

그동안 성당 구내에서 밤낮을 새운 사복경찰관들은 『이제 농성이 사실상 끝났으니 나머지 수배자들을 빨리 검거해 좀 쉬었으면 좋겠다』며 한결 여유를 보였다.

성당의 평화를 되찾기 위해 검·경과 전민련·국민회의 사이에서 중재역할을 해온 경갑실 수석보좌신부는 이날 상오 국민회의 관계자들을 찾아가 한상렬 상임공동대표와 이수호 집행위원장을 병원으로 후송해야했던 성당측의 입장을 설명하고 경찰측에는 구내에 상주하는 경찰관 철수를 요청,성당을 완전 정상화하려는 노력을 계속했다.

그러나 외견상 정상을 되찾아가는 명동성당의 모습을 지켜보면서도 길고 길었던 시국사태가 끝나간다는 느낌보다는 불씨가 재속에 덮여진 것같은 개운치않은 기분이 드는 까닭은 무엇일까.

국민회의 관계자들은 광역선거 국면을 안이하게 대처해 5∼6월 투쟁의 결실을 맺지못한 것을 통렬히 자탄하면서도 단식농성자를 병원으로 옮긴 성당측의 처사를 비난했다.

이들은 또 국민회의를 상설연합체로 전환시켜 대중적 지지를 받는 운동을 계속하기로 한 24일 「7전단체 대표자결의대회」를 상기시키며 지도부가 모두 구속돼도 이 나라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한 운동권의 투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성당에 남아있는 국민회의 관계자들도 29일이면 예정대로 성당을 나설것이고 이들이 떠난 문화관은 다시 성직자와 신자들에게 돌려질 것이다.

그러나 외대사건 광역선거 이후 재야·운동권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정부와 국민적 지지를 얻지못한데 대한 자성보다 가열찬 투쟁에 더 집착하는 운동권 사이에서 명동성당의 평화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의문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