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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것이왔다”…누적된불만들“폭발”/신도시부작용…업계·각부처등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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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것이왔다”…누적된불만들“폭발”/신도시부작용…업계·각부처등 반응

입력
1991.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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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재값 올라 그동안 막대한 적자기록”/업계/“건설기자재 수입 급증 수지악영향”/상공부/“자금난 더욱 부채질… 증시도 못살려”/재무부/“생산유입안돼 땅소유자만 돈 챙긴꼴”/금융계/기획원/아파트공급 줄어 주택값 상승 우려/건설부/파문커지자 뒤늦게 대책마련 법석○참여업체 전전긍긍

○…재계는 신도시건설의 부작용이 확대·비화되자 『올것이 끝내 왔다』며 오히려 속시원하다는 표정들.

재계는 그동안 신도시건설이 주택 2백만호 건립공약과 맞물린 사안이어서 이와관련된 문제점을 절감하면서도 벙어리 냉가슴 앓듯 끙끙대며 불만한번 제대로 토로하지 못했던 입장. 재벌기업 총수들이 모이는 경제단체관련 회의에서도 그동안 끊임없이 신도시 건설의 문제점이 거론됐으나 정부를 향해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하지는 못했던 것이 사실.

재벌기업들은 신도시건설에 참여한 그룹이나 안한 그룹이나 가릴것 없이 이구동성으로 무리한 정책임을 지적하며 신도시건설로 재미본것은 정부와 투기자들 밖에 없으며 정작 재계는 피해자라고 주장.

신도시건설에 참여한 재벌그룹들은 『택지값은 정부에 현금선납하고 건축원가는 대폭올라 적자에 허덕이는 마당에 부실공사는 필연적』이라며 H회사의 경우 그동안 1백3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음을 지적.

이에따라 재계에서는 최근 『신도시에 참여하지 않은 기업이 부럽다』는 말이 나오고 있을 정도인데,한편 참여업체들은 시공상 하자가 적발될까봐 전전긍긍.

○일정 재검토 주장

○…신도시건설과 관련건설기자재의 수입폭증으로 냉가슴을 앓아온 상공부는 불량레미콘 파문에 이어 신도시아파트 전체의 안전도에 의문이 제기되자 이기회에 신도시건설 일정을 재검토,건설경기를 과감히 진정시켜야 한다고 주장.

지난해부터 시멘트·철근 등 건자재의 파동이 일면서 국내업체엔 생산독려를,무역업체인 수입독려를 해온 상공부는 올들어 4월말 현재 건설기자재 수입이 19억6천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39.5%나 증가,기계류 수입과 함께 전체수입증가를 주도하자 과열건설 경기로 상공부만 피해를 입고 있다고 푸념.

한관계자는 『건자재 파동이나 인력난은 신도시건설에서 비록된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신도시건설의 역기능이 철저하게 파헤쳐져야 한다』고 열변.

○통화관리에도 걸림돌

○…최근 악화일로를 걷고있는 시중자금난과 증시침체 등의 근본적인 원인이 무리한 신도시 건설계획의 추진때문이라는 원성이 일고있는 가운데 통화관리 및 증시육성의 책임을 맡고있는 재무부는 문제점이 뭐라는걸 알면서도 막상 뽀족한 정책수단이 없어 속으로만 끙끙 앓고있는 모습.

가장 손쉽고 확실한 방법은 돈을 좀더 푸는 것이지만 물가를 자극할 우려가 있어 관계부처간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데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자금공급을 늘려봐야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으로 계속 시중자금이 건설부문으로 빠져나갈뿐 증권시장이나 생산자금으로 유입될 전망이 보이지 않고 있기때문.

그렇다고 해서 6공 최대의 공약사업인 2백만호 건설계획 추진에 대해 뭐라고 시비를 붙일수도 없는 입장이어서 재무부 관계자들은 현재로서는 기왕에 시행중인 민간건설부문의 자금공급을 계속 억제하는 방법뿐 이라며 최근 고조되고 있는 신도시 비판론이 과열건설 경기를 식혀줄 수 있기만을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

○초상집 분위기 돌변

○…건설부는 모처럼 아파트값이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다가 최근 신도시아파트 문제점이 연일 터져나오기 시작하자 다시 아파트값이 오르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조상집 분위기」로 돌변.

건설부는 당초 레미콘은 공진청으로부터 KS허가를 받고있는 「공산품」이기 때문에 별다른 잘못이 없다고 발뺌하다가 신도시아파트 착공이후 현장조사를 한번도 실시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기 시작하자 뒤늦게 대책반을 구성하는 등 부산을 떨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불량레미콘 사용으로 기존 건축물을 허는 소동을 벌일때까지도 『건설부도 엄연히 피해자의 하나』라고 강변했으나 문제가 엄청나게 벌어지게되자 뒤늦게 대책마련에 부심.

○노임등급등 진정기대

○…경제기획원 직원들은 신도시부실공사 문제가 크게 부각되자 『급히 먹는 밥은 탈이 나게 마련』이라며 차제에 건자재 수급차질과 건설노임 이상급등이 진정되는 계기가 마련되길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

한 관계자는 『신도시건설 계획이 수립단계부터 강남지역 아파트가격 급등세를 누르기 위해 급조된만큼 부실시공은 예고된 파문이나 다름없었다』며 『어떤 이유에서건 수십년씩 사람이 살아야할 주택을 엉터리로 지어서야 안된다』고 공기 재조정이 불가피 할것으로 분석.

그러나 일부 관계자는 『부실공사를 막아야 함은 당연하나 이때문에 아파트공급이 크게 줄어 겨우 고삐를 잡은 주택가격이 또다시 들먹이는 핑계가 될지모른다』며 무엇보다 공사 감독을 철저히 할수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할것이라고 한마디.

○“자금지원 홍역치러”

○…금융계에서는 신도시 건설이 당초 시작할 때만해도 거액의 토지보상금을 현지주민들로부터 유치할 수 있는 호재로 인식됐으나 점차 건설공사가 진행되면서 자금난에 시달리는 건설업체에 일시화로라도 자금을 지원해야 하는 등 악재로 탈바꿈.

시중은행들은 신도시 분양때만 되면 기존의 중산층 고객 통장에서 수백억원의 돈이 동시에 인출되는 충격을 겪어야 했으며 중도금을 서너차례 내고 나서는 대량 연체사태가 발생,연쇄적으로 건설업체의 자금이 악화되자 주거래은행 입장에서 부도를 낼수도 없는 처지여서 긴급자금을 울며 겨자먹기로 지원.

은행들은 최근 비제조업 대출을 억제하라는 통화당국의 지침 때문에 건설업체지원 때마다 정부의 눈치까지 살펴야 하는 형편.

신도시건설은 자금측면에서 개인자금이 건설업체를 통해 현지 토지 소유자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생산보다는 소비가 투기쪽에 연결되고 있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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