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야권재편 신뢰회복 어려워6·20 광역선거의 참패로 야권내에 심각한 후유증이 일고 있다. 패배의 책임을 야당 지도부가 어느선에서 어떻게 질것인가 하는 문제와 야권통합을 겨냥한 야권의 전면적 재편을 어떤 방향으로 모색해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를 두고 지금 야당내의 의견들이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다고 들렸는데 24일에 있은 신민당 소속의원·당무위원 합동회의는 김대중 총재를 재신임하는 선에서 일단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야권의 사활이 통합의 성패여하에 달려있다고 볼때 이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김총재의 재신임은 바로 야권통합의 향방을 가름해주는 것이며 통합의 내용과 한계도 함께 제시해주는 것이라고 말할수 있다.
김총재가 「나의 거취는 당론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말했을때 우리는 이미 그말이 퇴진의 거부를 뜻하는 것으로 예측하였거니와 막상 51대 0이라는 압도적 표수로 그의 재신임 가결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장차 야권의 움직임이 심상찮게 돌아갈것 같은 조짐을 읽게된다. 신민당 내의 일부 반발세력과 야권통합을 추구하는 다른 재야세력들이 앞으로 어떻게 신민당 주류의 결정에 대응할것인지 주목되기 때문이다.
이제와서 이번의 선거패배가 당노선상의 오류나 민심파악에서의 실패라는 점 등을 굳이 적시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러나 적어도 선거의 결과가 기존야권에 대한 불신과 부정의 표현이었다는 점을 감안 한다면 안이한 수습책으로 야권의 재편성이 가능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울것 같으며 어설픈 재편성 정도로는 국민의 신뢰와 긍정적 반응을 기대할수 없다는 것도 분명해진다고 할것이다.
우리는 어떤 특정 정치인의 거취문제와 이와관련된 정당의 당론형성 과정에 대해 경솔한 결론을 유도하거나 지나친 논란을 가할 생각은 전혀 없다. 다만 우리가 짚고 넘어가고 싶은것은 김총재의 총잭직 견지가 신민당을 지역당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할수 있을 것이며,광범위한 야권통합에 긍정적으로 작용할수 있을 것인가하는 사실이며 국민은 이러한 야권의 향방을 두고 다음 선거에서 철저히 평가하게 될것이라는 점이다.
또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신민당의 일부가 떨어져 나감으로써 당을 전보다 더 편협한 지역당으로 고착시킬 염려도 없지 않음을 지적해두지 않을수 없다. 이러한 신민당의 사정은 민주당의 경우에도 똑같이 적용될수 있다고 보겠기에 앞으로 야권이 새롭게 태어날수 있는 관건은 두 총재,그중에서도 특히 김총재의 결단에 달려있다고 말해서 지나친 추정은 아니될줄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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