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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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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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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는 형형색색인데도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흑이 아니면 백을,백이 아니면 흑을 선택하도록 강요받으며 살아왔다. 「전부가 아니면 전무」라는 소위 흑백논리가 판을 쳐온것이다. 중도나 중간지대는 회색분자로 낙인 찍혀 곁눈질 당하기 일쑤였다. 국제화 다양화를 지향하는 현대사회에서 이같은 2분논리의 노예가 된다는 것은 손해를 보는 일이다. 그만큼 발전이 저해되기 때문이다. ◆흑백논리는 각분야에서 우리를 지배하고 있지만 특히 정치분야에서 그 위력이 더욱 세다. 선진국에서 엄연히 성공을 거두고 있는 훌륭한 정치제도라도 자기이익이나 입맛에 맞지않으면 반민주로 매도해 버리는게 우리의 정치판이다. 한때는 대통령중심제를 마다하고 내각책임제를 들먹이면 이상한 사람이라고 수군대던 시절도 있었다. 또 대통령은 국민이 직접 뽑아야지 다른 방법으로 선출하면 큰일이라도 나는것처럼 너도 나도 떠들어 댔었다. 권위주의 시대의 부산물이라고 할수있는 이 흑백논리는 아직도 건재하다. ◆직선만이 민주화라는 논리와 마찬가지로 소선구만이 참된 민주방식이라는 사고방식에 아직도 우리는 젖어있다. 중선거구나 대선거구를 주장하면 무슨 꿍궁이 속으로 그런말을 하는가하고 의심부터 먼저하는 것이다. 돈이 적게 들어가고 타락의 소지를 줄이기 위해서는 과열되기 쉬운 소선거구에 비해 중대선거구가 분명히 장점이 있는데도 검토해볼 생각을 않는 것이다. ◆얼마전 지자제 협상때에도 정당참여를 반대하면 마치 반민주행위라도 되는 것처럼 매도했었지만 시도의원선거에서 정당이 개입한 결과는 타락밖에 더 있었는가. 정당개입을 적극 주장했던 야당이 참패한 것은 아이로니컬 하다고 하지 않을수 없다. 이제는 우리도 점차 흑백논리에서 탈피할때가 온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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