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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영남의 여야 일석(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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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영남의 여야 일석(사설)

입력
1991.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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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공시대부터 생기기 시작한 「표의 동서현상」은 날이갈수록 심화돼가고 있다. 선거가 크든 작든간에 영남표와 호남표는 각각 똘똘뭉쳐 특정정당을 지지하는 이른바 지역당 신드롬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이번 광역선거에서도 그 현상은 예외가 아니었다. 결국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이 지역싸움을 해소시키지 못하는한 장래가 암담하다는 결론이 날 수밖에 없다. 87년 대통령선거와 88년 총선때 뚜렷이 나타났던 이 현상이 이른바 세김씨 때문에 더 심해지고 있는 것인지,아니면 주민들의 지역감정때문에 가속되는 것인지 분간하기가 어려울 지경이 됐으나 해결책이 절실하다는 점만은 분명하다.그런 점에서 신민당후보인 정천석씨가 영남에서,민자당의 최흥운후보가 호남에서 이번에 각각 당선됐다는 것은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정치지도자들이 못하는 일을 유권자들이 해낸것 같아 한가닥 희망을 발견한다.

이들 당선자들은 당선소감으로 한결같이 『지역감정을 뛰어 넘어 표를 모아준 유권자에게 보답키위해서 영호남의 화합을 위해 힘쓰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아주 자연스럽고 당당한 모습이다.

사실 지금 민주화시대와 권위주의시대가 혼재하고 있는 과도기에서 무엇보다 먼저 해결해야할 과제가 갈등구조의 해소라고 말할 수 있다.

세대간·노사간·계층간·지역간의 갈등은 국민통합의 장애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영호남의 지역간 갈등은 나라의 기틀마저 송두리째 흔들정도로 위험수위에 와있는 것이다.

망국병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동서현상이 경상도출신 대통령이 경제발전을 일으키면서 지역간에 빈부차이를 내게 된 것에서 골이 깊어지고 전라도출신의 야당지도자와 대권경쟁을 벌이며 더욱 깊어졌다는 것은 이제 통설이 됐고,5공과 6공을 거치며 그 간극이 더 벌어지고 있는것이 현실이다.

지금 야권에서는 광역선거의 참패를 계기로 야권통합이나 신당문제 등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야권이 명실공히 통합될 수 있다면 표의 동서현상을 상당히 완화시킬수가 있을 것이다. 또 국회의원 선거법을 개정할때 비례대표제를 도입해 한개의 당이 한지역의 의석을 독점하는 것을 막는 제도개선의 방법도 있다. 특정당이 지역일부에서 공천자를 내지않아 타당이 비집고 들어오게 하는 편법도 생각 할 수가 있다. 그러나 이 모든것들이 근본책은 아니다. 지역의 유권자들이 균형감있는 표의 행사를 통해 의석을 적절하게 균배할 수 있을때 표의 동서현상을 극복하는 터전이 마련 될 것이다. 그와 관련해 두 당선자는 큰일을 해낸 작은 거인들이다.

세계지도를 놓고보면 대륙에 맹장처럼 붙어있는 한반도는 미국의 92분의 1이다. 이 조그만 땅덩어리가 외세에 의해서 남북으로 갈리고,또 그것도 모자라서 동서로 나뉘어 끝없는 자기 소모적인 지역싸움을 해서야 되겠는가. 「표의 동서현상」을 극복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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