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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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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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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로 6·25 발발 41돌을 맞는다. 남침은 설이 아닌 역사의 사실로 굳어져가고 있으나,6·25를 보는 시각은 세대차가 심하다. 기성세대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연상하고 반면에 젊은 세대는 왜곡된 반공의식의 표현으로 비하시켜 버린다. 어른들은 몸서리치는 체험을 되살려 고난의 의미를 전해주기를 원한다. 젊은이들은 듣기싫은 옛날 이야기쯤으로 여겨 고개를 돌리고 귀를 틀어 막는다. ◆며칠전 서울대학교에선 「6·25 음식먹기」 행사가 열렸다. 당시에 연명의 주식이었던 꽁보리밥 수제비 개떡 등을 만들어 어느 선교단체가 팔았다고 한다. 잘팔리던 행사장에 방해자가 나타났다. 총학생회 간부들이 몰려들어 중단을 요구해서 파장이 되었다. 이유는 「6·25를 상기하고 미국을 옹호하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6·25를 상기함이 왜 못마땅한 지가 우선 의문이다. 분단의 고착화가 6·25가 아닌 반공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같다. 미국을 옹호한다는 비난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이러한 논리라면 한반도 분단의 원인과 책임은 오로지 반공과 미국에 귀착될수 밖에 없다. 사고의 경직성이 그저 놀라울 뿐이다. 반공교육이 잘못 되었다해도 이처럼 빗나가서는 곤란하다. ◆대학인의 생각과 표현은 언제나 활달하고 자유스러워야 한다. 그래야 비판능력이 함양된다. 비판정신은 대학의 특권이자 필수의 과정이라 할것이다. 독단에 빠졌다가도 그곳에서 과감하게 벗어나와야 한다. 요즘 대학생들은 이 특권을 스스로 묶어 버리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의 주장만이 옳고 그것을 반대하면 반동이고 반지식이며 반진보라고 매도하는 것은 자기모순이다. ◆민중을 내세우며 민중을 내려다보는 자세도 옳지가 않다. 지방의회선거에서 운동권 출신이 고배를 든 까닭을 곰곰 따져볼만 하다. 6·25의 아픔은 「체험세대」만의 고통은 아닐 것이다. 분단시대의 비극을 푸는 열쇠는 거기에 숨겨 있다. 행동하는 지성보다 생각하는 지성이 아쉬운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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