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맨이나 호텔토트족이 우리 백인과 같다니 말이 안된다」「우리는 흑인을 잘알지. 그들은 영양떼나 다름없어」이런투의 대화는 백인위주의 남아프리카 배경 소설에 이따금 나온다. 남아프리카의 인종차별은 전통적 정책이었지만 어찌보면 그 자체가 「생활」 이기도 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주민등록법」이라는 명칭으로 강행해오던 인종차별 정책을 17일 철폐하고 뒤이어 21일에는 피의자를 재판없이 무제한 구금할수 있게 했던 「국내 치안법」도 개정해서 구금기간을 10일로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 밝은 세상으로 한걸음 다가섰다. 지금까지 남아공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제도적으로 인종차별을 해온 나라다. ◆물론 그곳의 인종정책에는 백인 나름으로의 이유가 있다. 원주민이 있는 곳을 강점한게 아니라 애당초 아무도 살지않던 지금의 케이프타운 근처에 1488년 포르투갈인들이 내왕 했고 1652년엔 네덜란드계 동인도 사회가 동양무역의 보급기지 건설을 위해 케이프타운에 상륙,정착했다해서 그 후손들은 자기네 선조들이 원주민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영토를 확장하면서부터 북쪽에서 이동해 오던 반투계 부족 등과 충돌이 잦아졌고 이때부터 인종간 갈등이 시작된 셈이다. 개척자들이 병충해로 농사를 망치고 들개 습격으로 가축을 잃는 등 수난도 많이 겪긴 했던 모양이다. ◆세월의 흐름에 여건도 달라져서 지금 총인구 약 4천만명중 토착백인은 2백50만에 불과하고 이들이 국토의 87%를 차지하고 있는데서 인종차별이 제도화하고 사회현상의 왜곡도 깊어졌다. 명목상 인종차별은 철폐됐다지만 흑백인종이 동등한 투표권을 행사하게 되는날 어떤 현상이 벌어질지,그 앞날엔 적지않은 불안 요소들이 깔려 있다. 영화 부시맨의 주역 배우가 내한한것을 보고 느끼게되는 단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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