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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동포 「피나누기」/동참대열 밀물/인추협 추진 「혈액교환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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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동포 「피나누기」/동참대열 밀물/인추협 추진 「혈액교환운동」

입력
1991.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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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학순 주교·실향민등/회원가입·성금 줄이어/북측과 3국접촉 적극화… 곧 방북단 구성갈라진 겨레의 혈맥을 잇는 남북한 혈액교환운동이 착착 진행돼간다. 사랑의 피나누기를 추진중인 인간성회복운동 추진협의회(인추협·회장 김부성)는 한 실향민의 호의로 사무실을 새로 마련하고 사회각계의 참여열기를 바탕으로 북한과의 직접협의를 위한 구체적 활동에 들어갔다.

인추협은 중국의 홍십자회를 통해 북한의 조선인민의학협회 최창식 위원장에게 제3국에서 만나자는 제의를 전달,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냄에 따라 접촉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인추협은 평양방문단 30명을 보내기로한 계획도 구체화,지난 18일 희망자들의 혈액검사를 마치고 명단이 확정되는대로 통일원에 방북승인 신청서를 낼 계획이다.

인추협은 또 당초 지난 15일부터 독자적으로 전개하려던 전국 주요도시 캠페인을 대한적십자사의 협조를 얻어 보다 광범하게 추진키로 확정했다. 이에따라 인추협은 25일이후 실향민이 많이 활동하고 있는 서울의 평화시장과 서울역,강남 고속버스터미널 등을 시작으로 전국 주요도시에서 가두캠페인과 함께 헌혈을 받기로 했다.

남북한 혈액교환운동은 시민들의 헌혈을 받아 대한적십자사가 발부한 헌혈증서를 보관했다 북측에 전달,북한에서 혈액을 요청하면 보내준다는 것으로 북한측이 호응하면 우리도 북측의 혈액을 공급받을수 있게 된다.

이 운동이 한국일보에 첫 보도된 11일이후 참여자가 줄을 이어 인추협의 회원은 불과 열흘새 5백여명에서 1천명을 넘어섰다.

가톨릭원로인 원주교구장 지학순주교는 지병인 당뇨병으로 입원중인 서울 강남성모병원의 병실에서 소식을 듣고 회원으로 가입,『헌혈을 통해 남북이 하나가 되는 운동에 기꺼이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평양이 고향인 지주교는 『늙고 병들어 힘이 없지만 이 운동이 성사되면 맨먼저 평양으로 달려가 헌혈에도 참가하고 싶다』고 망향의 소망을 피력하면서 『건강이 회복되는대로 원주를 중심으로 가톨릭의 참여를 호소하겠다』고 다짐했다.

황해도 연백이 고향인 은퇴사업인 이승화씨(63·서울 성북구 성북동 15의187)는 인추협에 성금 1백20만원을 내고 회원으로 가입하면서 사무실까지 기부,인추협 관계자들을 감동시켰다. 인추협은 이씨의 성화같은 호의를 받아들여 8월께 서울 성북구 종암동 3의1342 청한빌딩으로 옮기기로 했다.

이씨는 『6·25당시 피란길에 친척집에 맡겼던 큰딸(45)의 생사여부라도 아는 것이 생전의 소망』이라며 40년 가까이 못가본 고향을 찾고 남북이 피를 나눌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기원했다.

충북 중원의 김주호씨(34)는 인추협에 찾아와 76년부터 15년간 헌혈해 모아온 헌혈증서 36장을 북한동포에게 보내달라고 내놓았으며 지난 13일에는 익명을 요구한 40대 남자가 1백만원을 놓고 갔다.

또 어머니의 고향이 평양이라는 이희수양(22) 등 여성 6명이 인추협사무실 자원봉사를 하겠다고 나섰다.

이밖에 대학생 오민영양(20) 남매가 회원으로 가입하는 등 하루평균 50여명씩 회원이 늘어나고 있으며 각 직장·단체에서도 단체가입을 위해 동참자들을 모집중이라고 알려왔다. 인추협의 연락처는 586­3816∼7.<이재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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