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여망 겸허하게 수용을”/청와대/민자/화기애애속 「자만」 안보이려 애써/신민/“패배인정… 새 각오로 야 통합 추진”/민주/책임싸고 주류비주류 진통 재현정치권은 광역의회선거 결과에 대해 「일희일비」의 감정을 가라 앉히고 차분히 그 의미를 반추하는 모습이다.
여당은 자만의 모습을 미리 경계하고 있고 야당은 충격속에서도 향후의 진로를 모색하는 등 여야 모두 겸허한 수용의 자세를 보이고 있다.
▷청와대◁
청와대는 21일 시·도의회선거에서 민자당이 예상을 뒤엎는 압승을 거두자 기뻐하면서도 이번 선거의 승인 및 향후 정국전망을 분석하느라 바쁜 움직임.
정해창 비서실장은 이날 상오 수석비서관 회의를 마치고 손주환 정무수석비서관과 함께 노태우대통령에게 선거결과를 보고.
노대통령은 『이번 선거에서 분명하게 나타났듯이 국민들의 여망이 지속적인 민주화와 안정에 있음을 명심하고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여 점진적 개혁에 가일층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
노대통령은 『선거결과를 국민을 편하게 하라는 무서운 채찍으로 받아들여 절대로 자만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고 손수석이 전했는데,노대통령은 비서실이 건의해온 선거결과에 따른 담화문 발표계획을 임시국무회의로 전환토록 지시.
▷민자당◁
승리를 자축하는 축제분위기 속에서 열린 이날 상오의 민자당 고위당직자회의는 선거결과를 분석하는 틈틈이 서로 노고를 위로하는 등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그러나 회의후 고위당직자들은 예상이상의 압승에 놀란듯 한결같이 「자만」하는 모습을 보이지않으려 애쓰는 모습.
김영삼대표는 『벼는 익으면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법』이라며 『우리도 성숙할수록 국민에게 봉사하는 자세로 겸허하게 행동해야 할것』이라고 피력.
김종필 최고위원은 『국민들이 건전한 생각으로 현명한 판단을 했다』고 강조했고 박태준 최고위원도 『앞으로 국민의 가장 큰 걱정인 물가문제에 초점을 맞춰 집권당의 몫을 해나가야 할것』이라고 역설.
이에앞서 김대표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민자당 승리에 따른 향후 정국운용방안을 밝히면서 『그간 지방순회 때마다 느꼈던 국민의 안정희구심리로 우리가 이긴것 같다』고 승인을 분석.
민자당 관계자들은 이날 압승의 기쁨속에서도 15개 시도별 득표율과 의석수를 분석하면서 특히 김대표와 김최고위원 본거지인 부산과 대전의 선거결과에 대조적인 놀라움을 표시.
▷신민당◁
광역의회선거에서 참패를 안게된 신민당은 이날 주요당직자들이 당사에 나오지 않은채 초상집 분위기.
일부서는 서울지역의 득표율이 34.3%에 달하고 60여개 지역에서 2등을 기록한 사실을 들어 『아쉽다』는 표정을 짓기도 했으나 역시 맥풀린 모습들.
또 당초 기대를 표시했던 영남·충청지역의 득표율이 각각 3∼4%와 10%를 밑도는 저조한 결과를 보인데 대해서도 낭패스런 기색이 역연.
이에비해 대전에서 여권의 선두주자였던 전 대전시장을 누르고,경남 울산에서도 신민 간판으로 1석을 차지한 것에 대해서 그나마 자위.
김대중 총재는 이날 동교동 자택에서 두문불출하면서 『이번 패배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5월 정국의 혼란에 따른 국민심리변화에 대한 판단이 늦었다』고 자신의 실책을 인정했다고 박상천 대변인이 전언.
김총재는 또 『뼈를 깎는 각오로 야권 재정비와 통합을 추진해 차기선거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고.
다른 당직자들도 한결같이 낭패한 기색 일색이었는데 조세형 정책위의장은 『이같은 지지를 갖고 앞으로 중요한 선거를 어떻게 치러내 수권정당이 되겠느냐』고 야당의 위기의식을 표출.
또 선거대책본부장인 김봉호 사무총장은 『유구무언』이라며 고개를 떨구었고,통합서명파였던 김종완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 정치를 해야하는 것인지 회의가 든다』고 한숨.
이해찬 의원은 『20,30대가 유권자의 70%를 차지한데다 산업화된 현사회구조에 부응하기에는 신민당이 너무 늙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며 『비호남의원들 사이에 재창당움직임이 있을것』이라고 예고.
▷민주당◁
민주당은 21일 새벽6시께 최종당선자 집계결과 당초목표의 10% 수준인 20명선에서 그치자 이기택 총재를 비롯한 거의 모든 당직자가 당사를 떠난뒤 하루종일 당사출입조차 꺼리는 등 거의 빈집상태.
이총재는 이날 아침 북아현동 자택으로 들어가며 『쉬고싶다』 『오늘로 계획된 중앙당직자대책회의를 내일로 연기하라』고만 지시한 뒤 선거결과와 관련해 일체의 언급을 회피해 커다란 충격을 받은 모습.
이총재는 자택에서 상오에 친지 한두명과 간략한 대화를 나눈뒤 종일토록 외부인과의 접촉을 피한채 서재에서 향후의 운신문제를 고민했다고 한 측근이 전언.
당사에 남았던 당원들은 한결같이 『이제 민주당은 어떻게 되느냐』면서 앞으로 닥칠 격랑의 정국구도에서 민주당의 생존여부 조차 근심하는 모습들.
이날 당사에는 『14.3%나 되는 국민지지를 생각하고 더욱 분발하라』는 애정어린 격려도 있었으나 대부분은 『무조건 야권통합하라』는 독려의 전화와 『공당이 운동권 학생처럼 행동해서 되겠느냐』는 질타의 목소리가 대부분.
한편 당원들은 선거패배의 책임문제와 관련,『선거를 주도한 이총재 등 당주류가 책임져야 한다』는 견해와 『주류측은 최선을 다했고 박찬종 부총재 등 비주류의 수수방관이 뚜렷한 해당행위』라는 주장이 맞서 진통.<김종래·정희경기자>김종래·정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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