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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정치협상장 이용 경계/유해송환 판문점 회담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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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정치협상장 이용 경계/유해송환 판문점 회담 속사정

입력
1991.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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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인도 유해5구도 진위 확인안된 상태/북서 또 제스처만 쓸 경우 관계개선 악영향한국전때 북한 인민군이나 중공군에 의해 포로가 됐거나 포로가 됐을것으로 믿어지는 실종 미군 문제는 미국에서는 퍽 까다로운 문제로 남아있다.

그것은 정부 입장에서도 그렇고 이 문제와 직접관련된 가족에게도 더욱 그렇다. 정부 입장에서는 우선 지난 40여년간 한국전 얘기를 꺼내는 자체가 실증나 있어 더욱 그렇다. 미국인들은 한국전을 흔히 「잊혀진 전쟁」이라고 말해왔다.

이 전쟁이 『냉전시대의 공산무력 팽창운동을 처음으로 저지한 용감한 전쟁』으로 평가받기 시작한것은 공식적으로는 지난 1월의 걸프전쟁 이후의 일이다.

미 한국전 참전용사협회에 따르면 1953년 7월 휴전 당시만 해도 북한 포로수용소에서 살아있던 미군 포로가 적어도 3백98명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국방부 공식 통계는 6·25중 미군 전사자 2만3천3백명,행방불명 및 포로 8천1백77명,그리고 계급과 일련번호가 밝혀진채 북한에 억류돼 있는 숫자가 3백98명으로 돼있다.

북한은 휴전직전 포로 교환 절차를 통해 53년 4월에 6백명을 석방했다. 이들은 이 포로석방을 하면서 이를 「소규모 교환」이라고 불렀고 곧 이어 「대규모 교환」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그러나 이해 9월 「대규모 포로 교환」 당시 북한은 단지 19명의 명단만 내왔었다.

그후 미국은 판문점 정전회담을 통해 여러차례 포로 관련정보를 내놓으라고 말했다. 북한은 들은체도 하지 않았다. 이런 상태로 지난 40년을 지내온 터이기때문에 미 정부로서는 한국전 포로문제는 별로 되돌아보고 싶지 않은 기분 언짢은 과제로 남아 있는 것이다.

미 국무부는 스미스 상원의원이 일단의 동행자와 함께 판문점을 향해 워싱턴 공항을 출발한 20일까지도 『이 문제는 국무부와 직접 관련이 없고 이 사절은 미국 정부의 공식 대표가 아니다』라고 떨떠름한 발표만 하고 있다.

회담이 잘 진전되면 몰라도 북한이 회담을 국제선전장으로만 이용하고 실제 포로문제에 관한 아무런 신빙자료도 주지않으면 또 다시 북한의 농락을 당하는 느낌을 받을것임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미국내에서는 지난 40년간 6·25전쟁 실종자 문제를 끈덕지게 붙들고 있던 단체들이 더러 있었으나 실종자 부모들로 구성된 이들 단체의 지도자들이 거의다 세상을 떠나 지금은 몇몇 옛 회원들만 서로 개별적으로 연락하고 있을 뿐이다.

산발적으로 미 전국에 흩어져 있는 이들 유가족들은 지난 90년 5월 G·V 몽고메리 하원의원(민·미시시피)이 북한으로부터 5구의 유해를 넘겨 받았을때 큰 기대를 가졌었다. 어쩌면 아직 북한의 어디엔가에 살아 있을지도 모를 이들 포로나 행방불명자의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은 아무런 추가정보도 주지않았다.

뿐만 아니라 신원을 밝힌 2구의 유해를 포함한 5구의 유해는 이들이 진짜 미군들의 유해인지 조차도 확인되지 않고있는 상태이다.

19일 미 국방부 대변인 에드워드·렌키스트 중령에 확인한바에 따르면 신원을 붙여 보낸 2구의 유해는 이·두개골 등의 자료를 조사 해본결과 이를 확인할수 없어 가족에게 돌려주지 못했으며 나머지 3구는 더욱 신원파악이 어려워 아직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참전용사회 회장 딕·애덤스는 지난해 몽고메리의원을 따라 유해를 인수해왔는데 아직 5구의 신원이 전혀 밝혀지지 않고 있는 데 대해 퍽 실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문제를 추적하고 있는 미 참전용사회의 캐더린에 의하면 5구의 유해는 사실 7구의 유해를 적당히 모은것이며 이중에는 아시아인의 것도 섞여있어 이것이 진정 한국전 참전자들의 유해인지도 모를 형편인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했다. 현재 이 5구의 유해는 하와이 중앙감식연구소에 보관돼 있다. 스미스 상원의원이 건네받기로 돼있는 11구의 유해 역시 유해 그 자체만으로는 큰 의미가 없는 것이다.

북한은 6·25중 포로가된 미군 가운데 적어도 6천1백명에게 잔혹행위를 가해 죽인것으로 미국에서는 알려지고 있다.

북한이 이번 판문점 회담을 통해 이같은 미국의 의혹을 씻을만한 솔직하고도 신빙성 있는 자료를 내놓지 않고 이를 정치협상으로 이용하려만 한다면 이는 미국의 돌아보고 싶지 않은 상처를 더욱 깊게해 북한이 바라고 있는 미·북한관계 개선에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워싱턴=정일화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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