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권리」 차분하게 확인/당락드러나자 환호·탄식/대체로 평온… 일부 무효표 시비/「혼탁운동」 불구 진지한 주권행사20일 새벽부터 줄을 이었던 유권자들의 한표 한표는 21일 새벽까지 철야로 개표됐다. 1만4천7백80개 투표소에서 2백98개 개표소로 모아진 민의는 밤새 당락의 희비가 엇갈리는 속에 차분하게 확인돼갔다.
각 개표소에서는 개표초반 부재자 투표함이 열릴때부터 환호와 탄식이 잇달았고 우열이 뒤바뀔때마다 대세가 결판난 것처럼 박수,함성이 쏟아져 나왔다.
이번 개표작업은 후보들의 지명도,지역의 광역성 등으로 3·26 기초의회 의원선거때보다 국민들의 관심이 더높아 철야로 진행된 개표상황 중계방송을 TV로 지켜본 국민들이 훨씬 늘어났다. 국민들은 정당별 우열을 점검하면서 무소속의 초반 강세에 놀라워했고 새벽 5시30분부터 시작된 제6회 세계청소년축구 코리아대 포루투갈의 경기까지 내쳐 시청하느라 꼬박 밤을 새운 사람이 많았다.
국민들은 부재자 투표함의 개표가 끝나고 일반투표함이 열리면서부터 양상이 달라아지기 시작,「이변없는 선거」가 확실해지자 이번 선거의 의미를 놓고 가족들끼리 활발한 시국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특히 당선은 못됐지만 돈을 적게 쓰며 준법선거를 한 참신한 신인들의 선전을 주목하면서 향후 선거혁명의 가능성을 점치는 사람이 많았다.
개표소는 대체로 평온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열세 후보진영의 이의제기와 무효표 시비로 개표가 중단되는 소동이 빚어졌다.
선관위는 사고에 대비,개표소마다 소방차 구급차 발전기 등을 확보했으며 투표소 주변에 3만2천여명을 배치했던 경찰도 개표소 주변에는 경비병력을 4만3천여명으로 증강했다.
이날 투표는 차분한 분위기속에서 상오7시부터 전국에서 일제히 시작됐는데 30분∼1시간전부터 유권자들이 줄을 이었으며 3·26선거의 무투표 당선지역에서는 대체로 다른 지역보다 투표율이 높은 양상을 보였다.
서울에서는 공선협(공명선거실천 시민운동협의회) YMCA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시내를 돌며 투표마감때까지 기권방지와 공명선거 캠페인을 계속했다.
그러나 일부 선거구에서는 법정 선거운동이 끝났는데도 불법선거운동과 폭력사건이 벌어져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강원 삼척군 제2선거구인 도곡면 주지리 5투표소 유권자 42명은 투표시작 20분만인 상오7시20분께 전원 투표를 마쳐 전국에서 가장 먼저 투표를 끝낸뒤 농번기의 들로 향했다.
사상공단을 낀 부산 북구의 1백4개 투표소에는 출근시간 전에 투표를 하려고 몰려든 수백명의 유권자들로 새벽부터 장사진을 이루었는데 근로자들은 『기초의회선거때도 조업해 투표를 못한 직원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임시공휴일을 무시,정상조업하는 회사가 대부분』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서울 영등포 제3선거구 2투표소 앞에서는 상오 11시40분께 민자당 김주철 후보가 전 양평동장 권영진씨(51)가 투표후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는 것을 민자당 후보에 대한 지지운동이라고 제지하다 시비가 붙어 멱살잡이 싸움을 벌였다.
또 서울 성북 제2선거구 모당후보 선거운동원 원순옥씨(31·여) 등 2명은 상오8시께 정릉1동 제3투표소 부근에서 주민들에게 지지를 부탁하다 지방의회 의원선거법 위반혐의로 입건됐다.
부산 영도 제3선거구 제8투표소에는 상오8시50분께 민주당 김모세 후보측이 무소속 권정수 후보의 선거포스터가 투표소 인접지역에 설치돼 있다고 항의,선관위가 이를 철거하느라 30분가량 투표가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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