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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총리,당신의 손을 잡고 싶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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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총리,당신의 손을 잡고 싶소”

입력
1991.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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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비,친서에 파격적표현 사용 큰관심/“당신 영향력 믿는다” 등 곳곳 솔직한 토로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경제위기 극복에 절실한 독일의 재정지원을 요청하기위해 지난 3월 헬무트·콜 독일 총리에게 보낸 친서가 슈피겔지 최근호에 공개됐다. 「친애하는 헬무트」로 시작해 「당신의 손을 잡고자 하오」로 끝맺고 있는 이 개인 서한은 소련과 고르바초프가 처해있는 어려운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국가정상간의 이 편지에 사용된 파격적 표현과 솔직한 토로 등은 비록 「개인서한」임을 감안하더라도 「자웅동체」로까지 비유되고 있는 양국관계의 현주소를 엿볼 수 있게한다. 슈피겔지가 요약한 편지를 요약했다.<편집자주>

『존경하는 연방총리,친애하는 헬무트,우리 양국민간의 영원한 화해라는 역사적 과제해결을 위해 당신이 하고있는 역할을 얼마나 높이 평가해야하는가를 잘알고 있음을 거듭 강조하고자 하오.

이제 이 편지를 쓰게된 문제에 관해 말씀드리겠소. 독일 영토로부터의 소련군 철수가 시작됐소.이는 소련에 4백억마르크 이상의 경비부담을 안겨줄 것이오.

이 부담은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의 경제·정치상황을 한층 심각하게 만들고 있소. 우리 정부를 흔들려는 세력들은 국민들의 소비생활에 대한 점증하는 불만을 이용,공세를 취하고 있소.

이같은 상황에서 나는 앞으로 3∼5개월간 재정상태를 통제하기 위해서는 긴급지원을 다른 어느때보다 필요로 하고 있소.

나의 개인적인 요청은 다음과 같은 것이오.

①독일 은행들이 생각을 바꿔 지난해 합의된대로 2백억마르크를 대출해주는 문제를 다시 고려하도록 하는데 당신의 지지를 동원할 수 있기를 바라오. 우리는 현재까지 50억마르크밖에 받지 못했고,이 돈은 대부분 독일 기업에 대한 채무상환에 사용됐소. 그리고 추가대출 결정은 전면유보돼 있소. 이 문제를 재고려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소? 나는 당신의 영향력과 권위를 믿고 있소.

②최소한 2백억∼2백30억마르크로 평가되는 소련군 소유 부동산을 효과적으로 매각할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오. 이 문제에 관해 포괄적인 정치적 결정을 내리는 것은 불가능 하겠소? 그렇게되면 이 부동산들을 단기간 담보로하는 방안을 협의할 수 있을 것이오. 우리쪽에선 이 문제를 둘러싸고 숱한 불필요한 논쟁과 의혹이 있고,이는 독소간 합의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불러일으키고 있소.

이 문제들에 조속히 분명한 입장을 밝혀 적절한 협의를 지체없이 시작할 수 있기를 당신에게 진정 간곡히 당부하겠소. 우리는 언제든지 우리측 대표를 본으로 보내거나 당신측 대표를 모스크바에서 맞겠소.

이 위기를 극복,전 소련 국민의 역사적 선택이 회의되지 않기를 나는 희구하고 있소.

깊은 존경과 함께,당신의 손을 잡고자 하오.

미하일·고르바초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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