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야접촉 증거인멸 사전차단/“검찰 유도신문” 번복에도 대비/“유서공방열쇠… 언론통한 증언필요” 여론검찰은 왜 전민련 사회부장 김기설씨의 여자친구 홍모양(26·전 의정부 K여상 강사)의 공개를 한달여동안 거부하고 있으며 전민련측은 왜 홍양과의 접촉을 집요하게 시도하고 있는가.
김씨 유서대필 의혹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홍양이 검찰·경찰의 보호권하에 가족과 함께 있다는 사실이 19일 확인되면서 홍양의 공개증언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홍양의 소재와 공개증언 여부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검찰이 지난달 13∼17일의 홍양 소환조사에서 얻은 진술을 단서로 전민련 총무부장 강기훈씨(27)가 유서대필자라고 지목했지만 그후 한달이 넘도록 홍양의 행방이 묘연한데다 검찰 진술내용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
검찰은 홍양 조사과정에서 강씨가 지난달 10일 종로 모카페에서 홍양의 수첩에 「김기설」이라는 이름과 전민련 전화번호 2개를 써넣었다는 진술과 김씨가 분신전 『가족에게 연락해달라』며 수첩을 건네주었다는 진술을 얻어내고 이를 강씨의 대필사실을 입증하는 유력한 방증으로 법원에 증거보전을 마쳐놓은 상태다.
검찰이 이같은 내용을 발표하자 전민련측은 『홍양의 진술은 강압적 상태에서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며 『진술의 진위파악을 위해서는 공개증언이 필요하다』고 홍양소재의 공개를 요구하는 한편 독자적으로 홍양과의 접촉을 시도해왔다.
이에대해 검찰은 『홍양은 언제든지 연락가능한 상태에서 가족보호하에 있지만 신변보호를 위해 장소를 밝힐수 없다』며 『지난 18일이후 가족들이 서울근교로 옮긴 것으로 안다』고만 밝히고 있다.
검찰은 조사직후 강씨의 어머니가 홍양 어머니를 찾아가 『당신 딸때문에 아들이 어렵게 됐다』고 소리친 일이 있는데다 전민련 관계자가 『변호사를 대줄테니 딸을 풀어주라』고 말하는 등 위해 및 증거인멸 가능성이 커 홍양 가족들의 주도로 홍양 거처를 성남 이모집으로 옮겨 지내왔음을 강조하고 있다.
서울지검 강력부 강신욱 부장검사는 『홍양 거처이전은 철저히 가족들이 관장하고 있다』며 『검찰은 홍양을 찾으려는 전민련 관계자들의 신원파악 등 정보수집 활동을 하고 있을뿐』이라고 말했다.
또 강씨 검거후 홍양과의 대질을 통해 강씨 주장의 허점을 캐내야할 수사상 필요성 때문에 홍양의 신병이 확보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 수사관행으로 미루어 검찰은 적어도 홍양 가족들의 신변보호 요청이라는 대외적 명분을 내세워 홍양의 외부접촉을 막고있을 가능성이 크다.
즉 홍양의 노출을 원격제어함으로써 홍양이 전민련 관계자와 접촉할 경우 예상되는 증거인멸을 사전 차단하려 한다는 것이다.
또 법정 등에서 홍양의 진술번복 가능성에 대비,증거보전 절차를 해놓기는 했지만 「운동권출신」인 홍양이 기소전 공개증언을 통해 『검찰의 유도신문에 걸려들었다』고 주장하고 나설 경우의 위험부담도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민련측은 『검찰이 홍양과의 접촉을 차단하는 것은 유서대필 공방을 검찰측 의도대로 몰고가려는 술책』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홍양은 「검찰간접감시 가족직접보호」 형태로 강씨가 검찰에 출두하기까지는 모습을 나타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홍양의 진술이 유서대필시비의 전말을 가리는데 중요한 열쇠인 만큼 검찰은 전민련측의 직접접촉은 배제하더라도 언론을 통한 공개진술은 필요하다는 여론을 귀담아야할 것이다.<김승일기자>김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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