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간에 걸친 선거열전의 뒤끝이 이번만큼 씁쓸한 느낌으로 진하게 남는 적도 없는것 같다.득표전이 치열해지다보면 인신공격과 원색비난으로 이어지기가 십상이라 하지만,투표일을 하루,이틀 남기고 여야의 최고지도자들이 벌인 상호 비방전과 고발사태는 이런 일반론의 범주에 머물일이 결코 아니라는 생각이다.
『일부야당은 불그스레하다』 『그 사람이야 말로 정보부를 만든 용공조작의 장본인이다』 김종필 민자당 최고위원과 김대중 신민당 총재가 선거막바지의 와중에서 주고받은 이같은 공격과 맞공격은 부여지구당의 공천뇌물 6억원 수수주장에 이르러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로 직행했다.
김최고위원은 김총재 고발을 지시하면서 『이번에야말로 본때를 보여주겠다』고 격앙했다고 한다. 김최고위원의 이말에는 야당이 곧잘 동원하는 폭로성 정치공세를 심히 못마땅하게 여겨온 평소의 야당관이 짙게 깔려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김총재의 「뇌물수수」 발설은 사안의 민감성에 비춰볼때 야당적 상투성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측면이 강하다.
김최고위원을 향한 김총재의 「폭로」는 평소 야당이 정권최고위층을 상대로 펴오던 각종 공세와 비교할때 유달리 어색하지 않게 느껴질만큼 구체적 증거나 명확성을 갖추지 못한 것이었다. 다만 선거일을 이틀 앞두고 다시 거론된 검찰의 신민의원 수사방침 공개가 김총재를 크게 자극시켰다는 점은 야당에 대한 이해를 별도로 필요로하고 있는 배경이랄수 있다.
이와함께 김최고위원이 야당을 용공시하는듯한 견해를 「공언」한 자세는 최고지도자의 한사람으로서 경솔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더 나아가 정치적 공방으로 치부될수도 있는 문제를 곧바로 법적문제화환 결정도 감정이 앞선 결과라는 비판을 낳고 있다.
두사람이 어떤 사람들인가. 시정의 많은 국민들이 『우리를 맡길 지도자』라고 꼽는 인물들이 아닌가.
보통사람들과 다른 기대를 받아온 지도자들이었기 때문에 이들을 지켜보는 유권자들의 마음은 무겁기 그지없을 것같다.
이번 사단을 둘러싼 지도자들의 행동양식이 일반국민의 의식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 더욱 아득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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