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어머니」로서의 역할강조/물질적 풍요·신보수주의 확산등 영향미국의 여성해방운동이 30여년을 접어들면서 새롭게 바뀌고 있다.
이른바 네오페미니즘(NeoFeminism)이라 불리는 이 조류는 지금까지의 여성해방운동을 재검토,무조건적인 남녀평등과 「성공적인 직장여성」을 지양하고 「훌륭한 어머니」로서의 전통적인 여성상을 재강조하는 것이다.
사실 베티·프리단여사가 60년대 처음으로 행복한 주부로서의 「가정의 신화」를 깨뜨리고 가정을 박차고 일어나라고 부르짖었을 때만해도 직장은 남녀평등을 구현시킬수 있는 장으로 인식되었었다.
네오페미니스트들은 우먼리브운동이 여권신장에 다소 도움을 준 사실은 인정하지만 아직도 승진과 임금차별이 엄존하는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
보이지않는 갖가지 유형의 미묘한 차별구조인 「유리장벽」에 의해 일정직위 이상의 승진이 봉쇄돼있는 현실에서 사회진출을 역설하는건 남성들이 이미 구축해놓은 구조를 자칫 공고히만 해줄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지난 10년간 최고경영자층 여성비율은 불과 3%로 거의 변동이 없었으며 5천6백만의 직장여성들은 거의 모든 일터에서 단순한 성의 차이로 차별을 받고 있다.
법조계에서도 여성은 남성의 70%의 보수만을 받고 있다. 오직 간호사들만이 99%로 거의 대등한 월급을 받는 것으로 미 노동부보고서에서 드러났다.
이들은 현재의 「남성에 의해,남성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기업구조가 여성지향적이고 「수평적구조」로 점차 변화할 때만이 직장에서의 참다운 남녀평등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네오페미니즘이 부상하고 있는 까닭은 지난 60년대 보다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있으며 사회전반적인 신보수주의 분위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너무 소극적인 문제접근 방식이며 모처럼 「가정의 사슬」을 뛰어넘은 여성들을 다시 가정으로 몰아 넣으려는 태도라는 비난도 있다.
그러나 네오페미니스트들은 이는 냉정한 현실인식이 결여된 단순한 감정적 대응이라고 반박한다.
또 초기 여성해방론자들이 부유한 가정주부들이 많았던 것에 비해 자신들은 바로 현실속의 직장여성임을 강조한다.
지난해 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좋은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더 원한다는 직장여성의 비율이 89년보다 11%나 증가한 30%를 나타내보였다. 이는 지난 20년동안 최고치다.
대법원 판사인 오코너여사는 『이제 여성해방운동은 절대적 평등에서 서로의 차이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보수주의 물결의 회귀와 함께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있는 미국에서 여성의 역할에 대한 이같은 사회적 무드는 앞으로도 더욱 확산될 분위기다.<조상욱기자>조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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