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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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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전 종전 3개월여,수도 워싱턴과 뉴욕서는 2차대전후 최초의 승전 퍼레이드가 펼쳐지는 등 미국서는 승전무드가 또 다시 요란스러운데 최절정기에는 54만명에 달했던 미군의 걸프전 인명손실은 전사 1백84명,부상 2백13명으로 동원된 병력규모에 비하면 지극히 경미했다. 그러나 걸프전의 상처는 인명손실이 아니라 출전 장병들의 가정파탄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한다. ◆걸프전의 총지휘부였던 미중부 군사령부는 원위치인 미텍사스주 포트후드 기지로 돌아왔는데 사령부 복귀이후 기지관할 지방법원에는 이혼수속이 평상시의 2배이상으로 갑자기 급증했고 기지 주변의 변호사 사무실은 이혼상담과 수속의뢰의 폭주로 몹시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혼 상담자들은 에외없이 걸프전 참가 장병과 그 배우자들이어서 이들의 이혼은 「사우디 이혼」으로 불린다. 포트후드 주변의 이혼은 걸프 지역 출병이 시작된 지난해 8월 직후엔 뜸해져 11월까지는 감소추세가 지속되더니 12월부터 상승세로 반전했고 장병들의 귀환이 시작된 이후에는 변호사 사무실의 전화통에 불이날 정도에 이르렀다. ◆『무사귀환을 환영해요. 그러나 우리는 헤어져야겠어요』하고 배우자로부터 환영인사와 함께 결별선언을 받고 망연자실한 장병이 있는가하면 열사의 전장에서 7개월만에 귀환하니 아내가 임신 3개월이어서 변호사를 찾은 장병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5월중 포트후드 주변 지역의 「사우디 이혼」 건수는 평상시의 2배를 넘는 2백99건으로 집계되었다. ◆이같은 가정파탄은 계속될 것이고 걸프전 참가 장병들은 포트후드 뿐만이 아니고 미국 전역과 해외의 기지로 원대복귀한만큼 「사우디 이혼」이 실제로 얼마나 되는지 집계할수 조차 없으나 5월중 포트후드서만도 전사자의 수를 훨씬 넘었으니 전사자의 10배를 간단히 뛰어 넘을것이라는 추정이다. 아이들을 돌보고 집안살림을 혼자서 억척스럽게 꾸려나가며 전장에 나간 남편의 무사귀환을 기다리는 여인상은 구시대의 유물로 오래전에 소리없이 퇴화되고 말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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