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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전쟁 영웅출신 부통령 루츠코이(뉴스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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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전쟁 영웅출신 부통령 루츠코이(뉴스메이커)

입력
1991.06.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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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신임 저지때 옐친과 인연… 러닝메이트로/온건보수파 지지받는 차세대 지도자 후보보리스·옐친의 소련 러시아공 대통령에의 당선과 함께 부통령직에 오른 알렉산데르·루츠코이(44)가 소련 정계의 떠오르는 샛별로 부상하고 있다.

공군 대령 출신으로 온건한 공산당원인 루츠코이는 3개월전만해도 단지 아프가니스탄 전쟁영웅이란 점을 배경으로 러시아공 인민대표 대회의 대의원으로 진출한 풋내기 정치인이었다.

그러나 엘친에 의해 러닝메이트로 지명된 이후 루츠코이는 공산당내에 일반 당원들의 폭넓은 지지를 획득,옐친과 고르바초프 사이에서 정치적 입지를 확보함으로써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고향인 러시아공 중부 쿠르스크에서 인민대표대회 대의원에 당선된 루츠코이는 처음에는 고르바초프와 옐친사이에서 어느쪽에도 기울지 않는 중용의 입장을 취해왔다.

하지만 지난 3월말 강경보수파 대의원들이 인민대표대회 특별회의를 소집해 옐친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강행하려 했을때 1백여명의 개혁지향적인 보수파 대의원들을 이끌고 불신임 투표를 저지,옐친에게 승리를 안겨준것을 계기로 옐친 진영에 가담해버렸다.

당시 루츠코이의 이러한 변신으로 많은 공산당내 동료들이 충격을 받았으며 국방부 기관지 크라스나야 즈베즈다지에는 루츠코이가 자신을 대의원으로 선출한 유권자들을 배신했다는 성난 독자들의 투고가 쇄도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루츠코이가 이끌고 있는 「민주주의를 위한 코뮤니스트」 그룹은 러시아공 공산당 당원 1천6백만명중 3백만명의 지지를 받고 있다.

옐친이 루츠코이를 러닝메이트로 택한 배경도 그가 아프간 전쟁영웅으로서 공산당 및 군,KGB내 온건파들의 지지를 얻는데 꼭 필요한 인물이라는 점이 작용한것으로 분석된다.

소련군내 제3세대 장교인 루츠코이는 아프간 전선에 전투기 조종사로 참가,영웅 칭호를 받은 바 있으며 87년에는 자신이 몰던 전투기가 격추당해 부상한 몸을 이끌고 황야를 헤매다 아프간회교 반군에게 포로로 잡힌 끝에 송환된 경험도 갖고 있다.

전장에서의 이러한 경험은 루츠코이에게 「생존자」라는 이미지를 갖게 했으며 이는 그가 소련 정치에 있어 대중적 인기를 확보할수 있게 하는 기반이 되었다.

군에서 예편한 그는 80년대말 「조국」이라는 민족주의적 성격의 정치단체를 결성하는데 참가했으나 이 단체가 비러시아인을 차별하는 법률안을 추진하는데 반발해 탈퇴하기도 했다.

루츠코이는 보수강경파 지도자들이 시대에 뒤떨어져 있고 일반 당원들과도 유리돼있다는 견해를 종종 표명해왔으며 새로운 유형의 코뮤니스트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확신을 갖고있다.

강경보수파와 급진개혁파의 대결이 계속되고 있는 소련의 정치상황에서 러시아공 제2인자로서 온건보수파의 지지를 받고 있는 루츠코이는 고르바초프와 옐친 이후의 차세대 지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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