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방문·중산층 겨냥 발언 잇달아/김 대표/충청·영남 강행군 교두보확보 총력/김 총재/첫 전국유세통해 “득의” 출마 노골화/이 총재이번의 광역의회 선거가 향후정치구도는 물론 93년 대권고지의 전초전이라는 것은 이미 예고돼왔지만 김영삼·김대중 두 김씨와 이기택 민주당 총재의 행보가 이를 분명히 재확인 시켜주고 있다.
김민자대표가 호남지방을 일부러 방문하는 것이나 김신민총재가 전국을 누비는 지원활동의 비중을 영남과 중부지방에 두고있는 점이 이같은 사실을 잘 말해주고 있다.
그런가하면 이민주총재도 드러내놓고는 아니지만 대권출마를 염두에둔 이미지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김영삼 민자대표의 전국순회는 지난 3일 경기 용인 당원단합대회에서 시작돼 부산대회를 거쳐 다음주 호남지역 당원간담회만을 남겨놓은채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김대표는 이 과정에서 의도적이든 아니든 자신의 차기대권행보와 관련한 구상의 일단을 자주 드러냈다는 분석이 많다.
우선 김대표는 격려사 서두에 이번 광역의회선거는 앞으로의 총선과 대선 등과 관련해 중대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밝혀 이번 선거가 차기 대권레이스의 전초전임을 사실상 시인했다.
또 3당합당의 당위성을 누누이 설명하면서 자신의 「결단」을 이해시키려고 애쓰는 한편 현재의 안정을 합당이 가져온 공로로 내세우는 점 등은 어차피 대통령선거에서 본격적으로 표면화될 쟁점사안 등에 대권 사전정지작업으로 볼수 있다는 견해이다.
정원식 총리서리 폭행사건을 적시하면서 폭력운동권 세력을 이례적으로 맹비난하고 이들에 대한 척결의지를 분명히한 것은 최근 확대추세를 보이고 있는 이른바 안정희구 중산층들을 겨냥한 장기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이와함께 가는곳마다 수천수백억 규모의 대형공약을 발표한것도 같은 흐름에서 파악할 수 있을것 같다.
더욱이 당초 예정에 없던 호남을 행시대상지역에 뒤늦게 포함시킨 사실은 김대중 신민총재의 영남지역 순회를 다분히 의식한 것으로 이번 전국순회에 대한 김대표의 기본적 시각을 반영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13일 김대표의 아성인 경남 마산대회에서 도·당위원장인 민주계의 김봉조 의원은 『이번 선거는 김대표가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지를 가늠하는 중간평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대중 신민당 총재는 이번 선거가 자신의 대권전초전임을 드러내 놓고 주장하고 있다. 김총재는 『만약 이번 선거에서 여당이 승리한다면 여세를 몰아 내각제를 할것이며 그렇게되면 다음 대통령선거는 없다』고까지 말하며 신민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총재는 여소야대때부터 지자제야말로 자신의 대권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판단을 해왔고 3당 합당으로 지자제관철이 여의치 않자 단식이라는 극한 투쟁까지 불사하기로 했다.
김총재는 지방의회 구성과 자치단체장 직선을 통해 대선에의 「관권개입」 여지를 최대한 줄이는 한편 양대선거를 통해 취약지인 충청·영남권에 교두보를 구축해 보겠다는 것이다.
김총재의 복안은 그의 전국순회일정에 잘 반영되고 있는한편 그의 연설에서도 직접 확인된다.
먼저 김총재는 지난 5일 경기 성남지역 당원단합대회를 시작으로 모든 선거의 최대승부처인 수도권지역을 대부분 돌며 세를 점검했다. 그는 이어 이번주초 충청지역을 하루 세곳이상 방문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그뒤 곧바로 영남권공략에 나서 이틀동안 8군데를 방문,『대통령이나 당대표의 고향에 구애받지 않는 투표』를 호소했다.
그는 이에비해 자신의 본거지인 호남지역은 지방유세의 가장 마지막에,14일 단하루의 일정으로 둘러보았다. 이같은 호남지역에 대한 「의식적인 홀대」는 이곳에 대한 김총재의 절대적인 「믿음」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에 임하는 김총재의 시각은 지난 13일 경주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잘 나타났다. 김총재는 이날 이번 선거가 『충청·영남권 지역에서 거점확보의 측면에서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뒤 『이는 앞으로 단체장선거와 총선 등을 거쳐 대통령선거에서의 승리를 가능케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특히 『지자제를 통해 영남지방에 당세를 확립시킬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확언했다.
○…이기택 민주당 총재는 가는곳마다 『이번 선거 결과가 민자·신민당의 양당구도로 나타나면 우리국민은 또다시 「두 김씨가 주도하는 지역감정의 내전을 겪게될 것』이라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이 말은 이총재가 지난 4월 외신기자회견에서 『두 김씨가 다시 대권주자로 나선다면 민주당은 독자야권주자를 낼것이며 그 대상에는 나도 포함된다』고 대선출마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한 것과 같은 맥락에 있다고 볼수 있다.
이총재의 이같은 「미필적 대권수순」의 모습은 곳곳에서 어렵지않게 감지되고 있다.
두 김씨의 대결상황을 전제로 자신의 웅지를 우회적으로 밝히고 있지만 이번 선거과정에서는 이같은 모습이 좀더 노골화되는 것같다.
이총재로서는 30년 정치생활에서 처음 갖는 전국적 유세인데다 자신의 이름이 비록 소수지만 도처에서 외쳐지는 것을 확인하는 등 자칫 대권가능성에 대한 「자기최면」 상태에까지 이를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민주당 주변에서 나오고 있다.<신효섭·유성식기자>신효섭·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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