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창 열기를 뿜고있는 시도의원 선거가 타락상을 보이고 있다는 걱정들이다. 초반에는 정당 공천장을 돈을 주고 사고 판다는 얘기들이 부끄럼없이 나돌더니 중반전에 들어서는 금품과 향응으로 분위기가 혼탁되고 있다. 지도부까지 모두 동원되는 정당의 총력전에 발을 맞추기라도 하듯 관권개입 시비마저 일어나고 있다.선거타락의 책임이 정당과 각 후보,유권자,정부당국 등 선거에 참여하고 있는 기관과 개인들에게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종국적으로 책임을 져야할 쪽은 표를 가진 유권자들이다. 선거란 유권자들이 가진 표의 향방에 따라 모든 것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아무리 관권의 압력이 강하고 금품공세가 세차고 향응의 유혹이 심하더라도 표를 가진 유권자만 꿋꿋하게 버티고 있다면 선거는 제대로 치러지는 것이다. 반대로 유권자가 타락하면 모든것은 끝장이다. 더욱이 유권자가 스스로 자기표를 한잔의 술이나 몇푼의 돈에 팔려고 한다면 그 선거는 어떻게 되겠는가. 주인이 주권을 엄정하게 행사하지 못하고 권력이나 금품에 좌우되는 나라의 선거와 민주주의를 한번 상상해보라.
그나라 정치는 그나라 국민의 수준이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우리 자신을 스스로 비추어 볼때 우리는 과연 큰 소리칠수 있는가.
우리는 그동안 기성정당,기성정치인이 무능하고 부패하고 싸움질만 한다고 욕해왔다. 그런 정당,그런 정치인은 어디서 왔는가. 그들은 하늘에서 내려온 것도 아니고 땅에서 솟은 것도 아니며 먼 외국땅에서 이민 온 것도 아니다. 바로 이 땅에서 우리 손으로 뽑은 정치인이다. 뇌물의원도,공천장 팔아먹은 정치인도 우리 유권자들이 선택한 사람들이다.
대권에 눈이 멀었다는 김씨들 역시 우리 손으로 길러온 정치인 아닌가. 기성 정당,정치인들을 불신하고 욕해보았자 결국 그 책임은 우리 유권자들에게 돌아오고 마는 것이다. 우리 국민들이 그들에게 돌을 던져보았자 그 돌은 우리 머리에 맞고 마는 것이다. 하늘보고 침뱉는 격이다.
울산에서 김수룡이란 후보가 유권자의 잇단 금품요구에 견디다못해 투신까지 했다는 보도는 「아직도 우리는 이런 수준의 유권자밖에 갖지 못했는가」하고 새삼 반성케 한다. 유혹을 뿌리치고 고발하기는 커녕 거꾸로 손을 벌리는 유권자가 아직도 많이 있다면 우리의 정치수준은 보나마나 뻔한것 아닌가. 이래가지고서야 언제가서 민주화를 이룩할수 있단 말인가. 선거에 임하는 유권자들은 민주시민으로서 가져야할 긍지가 무엇인지를 깨달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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