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높은 투표율/리즈코프는 23% 득표/“외환부정” 주장등 흑색선전도 난무【모스크바=유동희특파원】 소련 러시아 공화국 최초의 직선 대통령 선거 투표가 12일 상오7시(한국시간 12일 상오4시) 극동 페트로파블로브스크 캄차츠키 지방을 시작으로 일제히 개시됐다.
유럽의 발트해 지역으로부터 극동에 이르기까지 참여 유권자만도 1억5백여만명에 달하는 광대한 러시아공화국 대통령 선거는 이날 하오10시(한국시간 13일 상오4시) 발트연안 칼리니그라드를 끝으로 종료됐다.
급진개혁파 보리스·옐친 현 공화국 최고회의 의장과 보수세력의 니콜라이·리즈코프 전 연방총리 등 6명의 후보가 각축을 벌이는 이번 선거는 과연 옐친 후보가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확보할지가 최대의 쟁점이 되고 있다. 개표는 수작업으로 진행돼 최소한 2일 이상 걸리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 만약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때에는 7월초 1·2위 득표자간에 최종 결선투표를 치러 러시아공 최초의 민선 대통령을 가린다.
○…이날 투표에 참여한 많은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가 갖는 정치적의미를 나름대로 이해한듯 「러시아의 장래를 좌우하는 걸정적 계기」라는 등의 소감을 피력.
모스크바시 남쪽의 한 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한표」를 행사하고 나온 30대 중반의 주부는 『우리는 무엇을 하라고 명령해온 관료들로부터 해방되고 싶다』면서 민주화에 대한 기대를 피력했다. 그녀는 특히 『나의 자식들은 우리가 당했던 수모와 멸시를 받지 않기를 원한다』고 강조.
이어 투표를 마친 한 장년의 남자는 『나는 마카쇼프에게 표를 찍었지만 그가 당선되지 못할 것을 알고 있다』고 말해 「옐친리즈코프」의 대결양상이 대세임을 시인.
30대의 또 다른 유권자는 『이번 선거가 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피력하기도.
한편 많은 유권자들은 이날 아침 일찍부터 투표소에 나왔는데,이들은 빨리 투표를 한뒤 교외에서 「휴일」을 즐기려는 계획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현지 주민이 귀띔했다.
○…러시아공화국 전역에 걸쳐 투표가 순조롭게 진행되는 가운데 공화국 정부 소유 마야카 라디오방송은 『초반 높은 투표율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
이 방송은 특히 옐친후보의 고향인 스베르들로프스크시 주민들과의 인터뷰를 보도했는데 주민들은 한결같이 「옐친을 찍었다」고 답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조용한 가운데서도 각 후보진영간에 막바지 흑색선건과 비방이 난무해 「선거는 역시 선거」라는 느낌.
보수파 리즈코프 전 총리에 대한 지지를 확고히한 공산당 기관지 프라우다지는 11일 『러시아호를 개혁의 길로 인도할 최선의 인물은 리즈코프』라고 강조했으며 소비예츠카야 러시아지는 이날 『옐친이 거액의 외환부정 사건에 연루돼 있다』고 보도,리즈코프를 원격지원.
반면 리즈코프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이 일부 농촌지역 유권자들에게 보드카를 돌리는 등 부전선거운동을 했으며 자신에게 투표하지 않을때 생필품 공급을 차단하겠다고 위협했다는 소문에 대해 「근거없는 낭설」이라고 극구 항변.
○…옐친 측 참모진영이 조기선거를 실시했던 시베리아 및 우랄산맥 지역 9개 선거구의 개표결과를 바탕으로 12일 발표한 득표 현황에 따르면 옐친이 49.85%의 지지를 받아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옐친의 뒤를 이어 리즈코프가 23.78%,자유민주당 후보인 블라디미르·지리노프스키가 7.83%의 득표를 기록했으며 바딤·바카틴 전 내무장관은 6.11%에 머물렀다.
이밖에 알베르트·마카쇼프 후보가 4.11%,아만·툴레예프 후보가 3.64%를 각각 기록한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주로 군사지역인 이들 9개 선거구의 개표결과만으로 최종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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