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단 「공개수사 촉구」 새 변수/대책회의 철수해도 성당 남을듯/공권력 양보 전제 난관… “시국 마지막 불씨”범국민대책회의가 12∼15일 사이 명동성당을 떠나기로 결정한 가운데 그동안 침묵을 지킨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 사제단이 11일 전민련 사회부장 김기설씨 유서대필에 대해 경찰의 공개수사를 촉구하고 나섬에 따라 대필혐의로 사전영장이 발부돼있는 전민련 총무부장 강기훈씨(27)의 신병처리 문제가 관심을 끌고 있다.
이수호 대책회의 집행위원장은 11일 상오 대책회의의 성당철수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강씨 문제는 대책회의와는 별도로 처리될것임을 밝혔다.
이위원장은 『강씨는 양심과 진실을 지키기위해 대책회의와는 별개로 성당으로 피신했던것인 만큼 김수환 추기경 등 성당측이 나름대로 중재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해 강씨가 대책회의 철수후에도 성당에 남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으며 검찰도 강씨가 성당에 남을것으로 보고있다.
대책회의내에서는 강씨가 자수해 법정투쟁을 벌이는 방법도 제기됐으나 『검찰에 이용만 당할것』이란 반대 의견에 부딪혀 취소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씨 자신도 누차 『홍양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는 상태에서 자진출두하는 것은 검찰의 조작의도에 말려들뿐』이란 입장을 밝혀왔다.
강씨는 그동안 명동성당에 은신해있으면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편지를 김수환 추기경에게 보내고 신부들과 자주 대화를 갖는 등 성당측에 자신의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고 시민 설명회를 갖는 등 입지를 다져왔다.
성당측은 경찰과 대책회의를 오가며 일단 성당에 대한 공권력 투입을 막고 대책회의의 자진철수를 성사시켰으나 강씨가 성당에 남게될 경우의 대책은 아직 정하지 못한 상태.
그러나 『여하한 경우든 성당에의 공권력 투입은 있을수 없다』는 김추기경의 소신이 확고하고 『강씨문제도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차원에서 중재에 나서야 한다』는 가톨릭계의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듯 하다.
이런 상황에서 그동안 대책회의에 가입해 있으면서도 「판단유보」 입장을 견지해왔던 정의구현 사제단이 검찰의 공정한 공개수사를 촉구하고 중재의사를 천명하고 나선것이다.
사제단은 성명에서 『오랫동안의 자체조사와 타단체들의 조사결과를 종합해 볼때 검찰의 주장은 다분히 조작혐의가 있다고 판다된다』며 『홍양의 공개 증언과 공개장소에서의 강씨 조사만 이 문제를 푸는 합리적 열쇠』라고 밝혔다.
사제단은 강씨의 신변이 보장되는 가운데 온 국민이 납득할 만한 공정한 공개수사가 보장된다면 사제단이 중재·입회함은 물론 변호인과 함께 강씨가 수사에 응하도록 설득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제단의 방침은 지난 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꼰벤두알 프란체스코 수도원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이같이 최종정리된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제단은 또 성명발표 이유를 『하루빨리 보통사람의 상식으론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자살방조 내지 배후조종 공방의 진상이 명백히 밝혀지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진지한 종교적 자세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일단 제3의 장소에서 조사할수는 없다고 반대하고 있어 사제단의 중재가 어디까지 이루어질지는 미지수다.
시국사태의 마지막 불씨인 강씨 문제가 재야·가톨릭·검찰 사이에서 어떻게 해결될지는 좀 더 두고보아야 할 문제이나 사제단의 개입은 공권력의 양보를 전제로한 것이어서 많은 난제를 안고있다.<신윤석기자>신윤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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