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든,도시든,기업이든 그 이름이 풍기는 이미지는 아주 중요하다. 표의문자를 사용하는 한자문화권인 한·중·일 등 동양 3국서 특히 그렇다. 그래서인지 출세깨나한 사람이나 큰 재벌기업은 이름부터가 좀 남달라 보이기까지 한다. 도시이름도 마찬가지다. 60∼70년대 큰불이 하도 많이났던 부산은 불(화)과 떨어질 수 없는 「가마부(부)」자를 이름에 썼기때문에 그런것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있었다. ◆때아닌 이름타령을 하는 소이는 수도권에 개발하는 신도시들의 이름이 너무 못마땅해서다. 주공이 군포시 산본동과 금정동 일원의 1백26만7천평에 건설하는 소위 「산본 신도시」는 영락없이 일본의 어느 도시이름 그대로다. 토개공이 안양시 평촌동·호계동·비산동 등 1백49만4천평에 개발하는 「평촌 신도시」도 이름이 못마땅하기로는 「산본」과 오십보 백보차다. ◆두지역이 다같이 89년말에 택지조성공사에 착수,92∼94년까지 아파트·연립주택·단독주택 등 4만5천여세대 17만명 인구를 각각 수용하는 도시로 건설된다. 결코 작은 도시가 아니다. 이미 두지역 모두가 수차례에 걸친 아파트분양을 통해 서울과 수도권 주민들에게는 알려질 만큼 알려졌다. 그런데도 그 이름만 들으면 어쩐지 「일제의 잔재」를 연상,역겨움을 느껴야 하는 것은 지평선자만의 과민한 연상작용 때문일까. 도시를 건설한다는 것은 역사를 만드는 일이다. 입지조건·생활환경·도시설계 등을 잘해 후손만대에까지 살기 좋은 생활터전을 만들어야 하는 역사다. 그러려면 그 이름 또한 지연과 역사를 고증해서 걸맞는 이름을 붙이는 것까지도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한다. ◆그런데도 행정관서는 이를 게을리해 생각없이 행정동명을 그냥 따는 실수를 자주 범해 뿌리도 없는 도시이름이 생겨나고,뒤늦게 그것을 깨달아 개명하는 소동을 빚곤한다. 제발 「산본」과 「평촌」같은 이름은 더늦기전에 산뜻한 새 이름으로 바꾸자. 그 유명한 신도시 「분당」도 과히 좋은 이름같지가 않다. 이 3신도시에 좀더 좋은 이름을 붙이기 위한 현상공모라도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