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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녹지는 아껴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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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녹지는 아껴야(사설)

입력
1991.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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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설 건설부장관은 지난 4일 2백만호 주택건설계획이 92년에 끝난다해도 다시 93년부터 2천1년까지 해마다 50만호 주택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9천5백만평의 새로운 택지가 소요된다면서 대규모 산지와 구릉지를 택지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또 이 계획의 일환으로 연내에 용인군의 7만5천여평,경북 경산군의 23만3천여평 등 30만여평의 산과 구릉지를 택지로 개발하는 시범사업착수를 하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우리는 주택난 해소대책과 관련,이같은 국토이용정책 결정을 보면서 의문과 이의가 있음을 밝힌다.

국토의 모양을 바꾸고,형질을 대규모로 변경하는 등 국토이용정책을 결정하는데 있어 국민여론 수렴이나 전문기관의 폭넓은 연구결과도 없이 주무부서에서 베일에 가려진 탁상행정의 결론만으로 서둘러 강행해도 되는 것이냐는게 첫번째 의문이다. 국토는 한번 훼손되면 원상회복이 불가능한 자원이다. 그래서 국토이용에는 먼 장래를 내다보는 긴 안목에 근거한 장기계획이 뒷받침될만큼 신중을 기해야 한다.

두번째 의문과 이의는 주택보급물량에 대한 정부의 소요판단기준에 대해서다. 현재 추진중인 2백만호를 92년까지 완성한후에도 93년∼2001년까지 연간 50만호 도합 4백만호를 더지어야 주택보급률 75.1%를 92.6%까지 신장시켜 「서민들의 내집마련 꿈」을 실현시킬수 있다는 계산과 청사진은 과연 어느정도 정확한 것이며 그 보급률은 주거가 목적이 아닌 소유위주의 계산이 아닌가를 따져 묻게 되는 것이다.

통계에 의하면 우리의 주택보유 총수는 7백67만가구분. 가구총수는 9백92만세대다. 단순계산으로 하면 주택 절대부족량은 2백22만가구 정도다. 다만 이것이 전국평균치이고,인구가 집중된 대도시에서 일부계층이 다주택을 보유한 탓으로 차가율이 44%나 되어 대도시서민 절반이상이 남의 집에서 전·월세살이의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이 주택문제의 핵심인 것이다.

그렇지만 선진국 어디에도 모든 세대가 자기소유주택에서만 살만큼 주택복지를 실현한 나라는 없다. 소유가 아니더라도 임대제도를 잘 정착시켜 주거만 안정시키면 될수도 있는 것이다.

6공 정부가 서민주택난 해소를 내치에서 「가장 우선하는 가치」로 정하고,2백만호 주택건설 정책을 끈질기게 편것은 「그 숱한 부작용」을 감안한다 해도,평가하는데 인색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주택보급률과 자가소유율을 혼동하는 듯한 물량작전,주거개념 정립을 유도한다면서 소유쪽만을 부추기는듯한 분양시책,다음정권이 할일마저 앞당겨 해보려는 정책과욕 등은 수긍하기가 어렵다.

산지·구릉지의 택지개발정책은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날로 악화되는 환경공해를 생각한다면 도시주변의 산지와 구릉지가 주는 혜택이 주택난 해소보다 훨씬 더 값진 날이 올지도 모른다. 산지와 구릉지 등 녹지는 다음세대가 보다 더 가치있게 쓸수있도록 원형 그대로 좀놔두라고 권고하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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