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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세종대 정문교차 부순 대학생/“우발행동…반성”11개월만에 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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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세종대 정문교차 부순 대학생/“우발행동…반성”11개월만에 자수

입력
1991.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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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륜아 몰릴때 가장 괴로웠다/학생운동 도덕적 명분이 중요”지난해 7월10일 장기 학내 분규중인 세종대를 정원식 문교부장관(당시)이 방문했을때 정장관이 탄 승용차 지붕위에 올라가 발을 구르는 등 폭력행위를 했던 세종대생 이성훈군(23·2부 경영 4)이 11개월만인 8일 상오10시께 서울 동부경찰서에 자수했다.

경찰은 이미 사전구속영장이 발부된 이군을 특수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의하면 이군은 지난해 7월10일 상오10시께 정장관과 이중화 총장이 탄 서울3 거7647호 로얄살롱 승용차위에 올라가 발을 굴러 차를 파손하고 문교부장관과 세종대 총장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다.

경찰은 이군 검거를 위해 지금까지 12차례 사전구속영장을 발부받았으며 이 사건으로 수배됐던 이정호군(26·당시 관광경영 4) 등 2명은 지난해 7월과 지난 4월 각각 자수,구속됐다가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이군은 경찰에서 『군중심리에 의해 우발적으로 행동했으나 수배생활중 많이 반성했다』며 『외대에서 일어난 정총리 폭행사건 이후 자수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군은 또 『외대사건과 세종대사건은 피해당사자가 동일하고 국민여론의 비판을 받았다는 점에서 착잡한 심경』이라며 『개인적으로는 두사건 모두 우발적으로 감정에 치우쳐 저지른 일인만큼 국민들이 이해해줄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군은 그동안 정상적으로 4학년에 올라가 학교주변 친구자취방 등에서 숙식하며 강의도 받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87년에 입학한 이군은 89년 5월 입대해 6개월간 방위복무한뒤 지난해 3월 복학,예비역협의회 회원으로 학내활동에 참가해 왔다.

이군은 이날 동부경찰서에서 오랜 수배생활을 청산한 것이 홀가분하다는 표정으로 심경을 털어놓았다.

­자수 동기는.

▲가족 등의 설득과 질타를 받았고 도덕적 패륜아로 몰려 괴로움을 감당하기 힘들었다.

4학년이 돼 졸업을 앞두게 되자 논문준비 등으로 신변을 정리,자수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외대 사태로 자수를 결행하게 됐다.

­외대사건을 보는 심정은.

▲외대사건이나 내가 저지른 사건은 시차는 있지만 시국의 국면을 바꾸는 결정적 역할을 한게 사실이다. 두 사건은 감정에 치우쳐 우발적으로 벌어진 것으로 보아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반성을 해야할일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사건이 일어나게된 동기나 전체적 흐름을 도외시하고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것은 너무 심하다고 본다.

­그동안의 수배생활은.

▲교내 신사임당관이나 학교부근 친구 자취방에서 숙식했으며 강의를 듣고 도서관에서 논문준비도 했다. 한달에 1∼2번씩 부모님과 연락할때 마다 많은 질타와 자수설득을 받았다.

­학생입장에서 동료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학생운동은 전략전술 차원보다 도덕적 명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학생들이 시국을 주도한 것은 사실이지만 국민들의 암묵적 동조와 지지를 얻기 위해 방법론적 차원에서 반성해야하며 감정도 자제할 줄 아는 슬기를 배워야 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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