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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오뚝이」/이병일 편집부국장(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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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오뚝이」/이병일 편집부국장(메아리)

입력
1991.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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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9일,오늘은 한국일보 창간기념일이다. 한국일보는 1954년 6월9일 창간호를 내놓은후 37년이란 햇수를 헤아리게 됐다. 그동안 전후복구,4·19혁명,5·16 쿠데타,10월유신·경제발전,박정희 대통령 피살,5공을 거쳐 6공의 탄생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흐름을 현장에서 지켜보고 독자와 호흡을 같이 해왔다.휴전후 1년도 채안되는 어수선함 속에서 한국일보를 창간한 고 장기영 사주는 「사회의 일지되고 역사의 증인이 되자」면서 신문의 현장성과 정확성을 남다르게 강조했다. 사건이 있는 곳엔 항상 신문기자가 있어야 한다고 현장 확인에 바탕을 둔 정확한 보도를 신명처럼 여겼다.

스스로 신문기자의 「왕초」되기를 사양치 않았던 장사주는 『경영적 독립은 언론자유의 관건이다』고 정부·재벌 및 회사·단체 등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은 언론자유를,특히 스스로의 자구력을 가진 언론자유를 강조했다. 한국일보 창업정신으로 면면이 흐르는 언론외길의 선언이기도 했다.

장사주는 기회가 있을때마다 『한국일보 정신은 7전8기의 정신이다. 창간일의 6과 9(6월9일) 그것은 쓰러지면 또 일어나는 오뚝이와 똑같지 않은가』하고 언론자유를 지키기 위해선 어떠한 힘에도 밀리지도,어떠한 어려움에도 굴하지않고 다시 일어서겠다는 언론외길의 창업정신을 다짐하곤 했다.

장사주의 이같은 신문 경영철학은 오늘에 이르러 우리 주위를 돌아보게 한다. 언론계는 자율경쟁 시대를 맞아 일간지만 해도 83개(4월30일 현재)로 늘어났다. 언론의 암흑기였던 5공시절 서울에 6개 중앙지 2개 경제지 2개 영자지 2개 스포츠신문 그리고 몇몇 소년신문과 전국 각 시·도에 1개의 지방지만 존재하던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신장을 했다. 신문경영의 실체도 재벌·종교단체 등 다양하기만 하다. 새삼 언론 외길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장사주는 언론자유의 한 구현방법으로 「신문은 아무도 이용할수 없다」고 천명했다.

이를 위해서 「신문은 비판하는 용기도 있어야 하지만 칭찬하는 용기도 있어야 한다」 「연필을 뾰족하게 날카롭게 깎아서 기사를 쓰자,붓끝에서 신경이 약동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기자정신이다」 「납이 녹아서 활자가 되려면 6백도의 열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활자화되는 기사는 6백도의 냉정을 가지고 써야 한다. 뜨거운 냉정… 이 양극을 쥐고 나가는게 신문이다」고 냉정한 비판정신이 필요함을 지나칠만큼 떠올렸다.

장사주의 이말속엔 기자들의 자기개발을 촉구하는 뜻이 짙게 깔려있다.

『한시간 일찍 일어나고 한시간 늦게 자는것이 앞서가는 길이다.

인간은 서러움을 겪어야 남의 사정도 알고 그 마음도 알게 된다.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만이 가장 훌륭한 일을 많이 할수 있다.

일을 만들어서 하라. 아이디어가 없는 인간은 목석과 같다.

이 세상에는 공짜도 없고 거저도 없다. 일한만큼 소득이 온다.

집은 까치집처럼 조각나무로 모아지어야 강풍에도 잘견딘다.

큰일을 하려면 피와 눈물이 따른다. 수양은 혀를 깨무는 것이다.

정상 바로 직전이 가장 중요한 순간이다. 대담하고 소심하라』며 「신문기자의 왕초」 답게 채찍질을 가했고 『신문기자는 시인이 돼야 한다. 시와 그림이 가득찬 신문,이것이 장래의 신문이다』고 신문과 신문기자의 미래상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를 솔선하듯 한국일보 1면에 시를 실었고 한국 언론계에서 처음으로 견습기자제도를 도입해 인재를 양성하는 등 항상 앞장서 달려왔다. 오뚝이처럼 37년간 언론외길을 달려온 한국일보는 장사주의 창업정신이 깃든 어록에서 살필수 있듯이 사회의 일지가 되고 역사의 증인이 되기위해 오늘도 지구촌 구석구석을 누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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