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평양 불법방문과 관련해 재판을 받고 복역도중 형집행정지로 석방되었던 문익환 목사가 재수감된 것은 형집행 사유의 소멸이라는 당국의 판단과 정치활동을 할수없는 법규정을 어겼다는 판단이 겹쳐 이루어진 결정에 따른 것이다. 작년 10월 형집행정지의 사유가 되었던 건강도 많이 회복된 것으로 볼수 있다는 것이고,검찰이 밝힌 석방 7개월간의 활동을 보면 재야·학생 모임 등에 자주 나가 자신의 방북을 선전하고 친북발언까지 하면서 정부의 통일정책을 규탄하는 등 정치활동을 재개했다는 것이다.그는 작년 10여회의 방북활동 보고대회와 「말」지에 기고한 「김일성 주석에게 보내는 편지」 소동,그리고 금년에 와서 범민련 관계활동 등으로 수차례 대외활동 중지권유와 아울러 재수감 경고를 받았으나 그럼에도 경고에 아랑곳없이 강경대군 장례대책위원장,김귀정양 사망사건 대책위원장을 맡아 각종 불법시위 및 집회를 주최하는데까지 이르렀다는 것이다.
사실 일반국민은 재야와 운동권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실체로서의 그의 존재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올해 73세인 문목사는 시인이자 사회운동가로서 평생을 반독재투쟁으로 보낸 반체제인사의 상징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89년 3월에는 북한에 밀입국해 김일성과 만나고 돌아와 세칭 공안정국이 열리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했었다. 일반국민이 현재 느끼는 솔직한 심정은 문목사의 과거독재 투쟁경력은 높이 평가할 수 있는 일이나 지금 이 시점에서 젊은 운동권 학생들에게 끼치고 있는 영향력이 과연 재야의 원로로써 할일이겠느냐는 점일 것이다.
강압통치로 일관했던 5공때와 달라 지금은 선거로 정권을 교체할수 있는 시기인데도 정권퇴진과 민주정부 수립을 주장하는 노선이 과연 국민의 호응을 얻을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있는 것이고,학생들의 잇단 분신과 과격 투쟁방식을 선도해야 할 위치에 있는 원로가 오히려 고무하거나 선동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회의가 따른 것이다. 「정총리 폭행」에 분격한 국민 여론이 운동권의 배후인 재야에 대해 느끼는 반응도 부정적인 것이 작금의 상황이다. 따라서 정부는 최근 일기 시작한 보수회귀의 여론의 흐름을 틈타 문목사의 재수감이라는 결정을 내렸다고 할수 있다.
그러나 문목사에 대한 재수감은 즉각 야권쪽으로부터 신공안정국의 시작이 아니냐,검거선풍이 일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예민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작년 10월 문목사가 수감된지 1년6개월만에 풀려 나올때도 총리회담 등 남북관계를 고려한 정치적 처리라는 해석이 없지않았던 만큼 그의 재수감은 남북관계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하겠다. 문목사 문제가 사회를 뒤흔들 새로운 갈등의 요인으로서가 아니라 과격 폭력시위가 사라지고 정부가 겸허하게 민주화를 가속시키는 계기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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