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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청의 죽음/유주석 홍콩특파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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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청의 죽음/유주석 홍콩특파원(기자의 눈)

입력
1991.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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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청이 죽었다. 그러나 15년전만 같았어도 온세계가 시끄러웠을 그의 죽음을 두고 중국 국내외의 반응은 지나치리만큼 담담하다.10일자 미 타임지의 「강청사망설」이 나간지 하루만인 4일 중국관영 신화사는 단 1백자의 짤막한 기사로 강의 죽음을 공식확인했다.

「임호,강청 반혁명사건의 주범 강청이 병보석기간중 91년 5월14일 새벽 북경의 주거지에서 자살했다. 강은 81년 1월 최고인민법원 특별법정에서 사형을 얻도받고 83년 1월 무기로 감형된뒤 84년 5월 이후 병보석중이었다」 죽은지 3주일이 지난 6월4일 신화사의 발표문은 강이 왜 또는 어떻게 자살한 것인지,유언이나 유서가 있었는지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그가 모택동의 부인이었다는 사실도 언급이 없었다. 다만 반혁명집단의 주범이라는 형식적인 수식어만이 그가 누구인지를 설명하고 있을 뿐이었다.

벌써 10년전에 역사무대위에서 사라진 강이 자연사라도 했다면 그나마의 관심조차 끌지 못했을 것이다.

패배를 인정하지않던 광기의 여자(대마두)는 자신의 생명을 끊어 현정권에 끝까지 불복을 표시하고 갔다.

사람은 죽어서 관뚜껑을 덮은후에야 평가한다는데 그에 대해서는 생전에 악평이 높았던 사람들에게도 흔이 따르는 「3공7과」니 「2공8과」니 하는 일말의 동정적 평가조차 가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지 중국의 분위기인듯 싶다.

상해 연극배우 출신으로 모와 결혼하고 정계에 나선이후 강은 권력을 남용하면서 단한가지도 좋은 일이라고는 해본적이 없는 「여마」로만 중국인들에게 남아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권력을 잃은 그는 필경 하나의 평범한 인간일뿐이다. 모택동이 죽은뒤에야 비로소 「신의 자리」에서 「인간의 자리」로 돌아갔다면 강청은 권력의 상실과 함께 「마귀의 자리」서 「인간의 자리」로 돌아간 셈이 된다.

강청의 일생은 연극보다 더 극적이었다. 권력과 그것을 둘러싼 인간의 허망함을 연극보다 한층 극적으로 보여주는 애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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