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아주안보협력회의 창설필요”/CSCE 미부대표 로버트·프로위크교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아주안보협력회의 창설필요”/CSCE 미부대표 로버트·프로위크교수

입력
1991.06.07 00:00
0 0

◎“군축등 지역여건 성숙/남북통일에도 큰 기여/기존 한·미·일관계 저해없이 성공 가능”아시아지역에서도 전유럽 안보협력회의(CSCE)와 유사한 전아시아 안보협력회의(CSCA)의 창설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난해 11월 CSCE 정상회담에 미국측 부대표로 참석했던 로버트·프로위크 교수(스탠퍼드대)가 주장했다.

프로위크교수는 지난 75년 헬싱키에서 열린 제1차 CSCE 회담때부터 줄곧 미 대표단의 일원으로 참여해온 CSCE 산파역.

지난 1일 미문화원 초청으로 내한한 프로위크교수는 4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간의 경험에 비춰볼때 CSCA의 출범은 남북한 통일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지난 86년 고르바초프 소 대통령이 블라디보스토크 선언을 통해 처음 제기한 아시아에서의 안보협의체 구상은 아직까지 지역내 여건이 성숙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국을 비롯한 일본 등 서방참여 예상국들이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너무 부정적인 측면만 강조되고 있다. 아시아지역의 인종·문화적 다양성과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그리고 캄보디아문제 등 제반여건이 CSCA 창설을 논의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있으나 90년대 아시아 상황과 70년대의 유럽은 별반 차이가 없다. 오히려 냉전의 종식을 선언하고 미소가 2차대전 이후 최상의 관계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유리한 입장에 놓여있다고 본다.

CSCE의 기본발상 역시 소련에 의해 제기됐다. 54년 몰로토프당시 소외무장관이 베를린에서 전유럽의 안보협력체 구성을 제안했다. 서방측은 그의 의도를 ▲소련의 동구권 장악을 공고히 하기 위한 유럽지역의 현상유지책과 ▲서독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저지하기 위한 술책으로 파악하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었다.

또 전체주의 체제의 동과 민주주의 체제의 서구간의 대립양상은 현재의 아시아 상황보다 완고했었다. 게다가 74년 키프로스를 둘러싸고 같은 나토회원국인 그리스,터키간의 군사적 분쟁을 겪는 등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헬싱키 협정은 75년 조인됐고 CSCE가 이룬 놀라운 성과를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 지금 바로 CSCA를 출범시켜야 한다.

­CSCA를 성공시키기 위해 적용할수 있는 CSCE의 경험은 무엇인가.

▲유럽의 구질서를 허물고 「전쟁공포없는 사회」를 출발시킬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고르바초프 소 대통령의 글라스노스트(개방)정책 ▲인간의 자유로운 사고와 기본권존중,사상·정보의 자유교류 그리고 ▲서구민주주의 체제의 성공과 번영 등을 들수 있다.

앞의 두가지는 CSCA에 앞서 미국이 소련에 대해 여행자유화 조치를 촉구해온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마지막 요인인 서구권의 성공은 다음 3가지로 세분화할 수 있다. ▲경제력 플러스 나토의 집단안전보장에 의한 「힘」 ▲현실주의적 정치체제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한 ▲부단없는 대화이다.

CSCE에 임했던 미국의 일관된 기본정책은 평화와 자유,민주제를 강화시키고 동맹관계를 절대로 분열시키지 않는다는데 기초했다.

이런 점에서 소련의 CSCA 구상이 현존의 한미,미일 안보협력 관계를 완화시키기 위한 저의라는 우려는 불식될수 있다. 즉 기존의 상호간 우호관계를 해치지 않은채 CSCA는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나토와 바르샤바 양대기구의 균형적 대립이 CSCE의 바탕이된 지역내 안정을 가져왔다고도 볼수있다.

­CSCA의 성공을 위해서는 군축에 대한 협의가 필수적이라고 보는데.

▲CSCA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부분은 미태평양 해군력의 감축문제다. 합의체인 CSCA의 성공은 어느 한나라의 반대도 있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에대해 공식적으로는 거부상태지만 태평양함대 사령관출신인 크로우 전 합참의장 조차 포린·어페어스지에서 『상황이 변했다』고 지적할 정도이니 미행정부로부터도 유연한 대처가 예상된다. 또 아시아내 전반적인 군축상황도 큰 진전을 보고있다. 지난 87년 INF(중거리핵감축협정)도 그렇고 곧 타결될 START(전략무기감축협정)도 모두 세계적 긴장완화를 목표로 하고있다.

개인적 의견으로는 한반도내 핵무기도(만약 있다면) 철수하는 방안을 고려해볼만 하다.

­CSCE의 가장 큰 성과인 독일통일의 예를 CSCA내 남북한 통일문제와 연계시켜 본다면.

▲노태우대통령의 「북방정책」은 브란트 당시 서독총리의 「오스트폴리티크」(동방정책)를 연상시킬 만큼 능동적이고 호전된 역내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한가지 경험을 든다면 소련이 『현국경선을 인정하자』고 주장한 반면 구서독은 이에 맞서 『평화적방법에 의한 국경변화도 가능하다』라는 입장을 취함으로써 양국은 오랫동안 줄다리기를 해왔다.

결국 구서독의 주장대로 독일은 평화롭게 통일됐다.

북한의 유엔가입 결정으로 남북한간의 대화의 폭이 넓어질 기회가 증대돼 한반도 통일에도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 오는 7월 노대통령의 북미방문시 CSCA 창설에 관한 심도있는 대화가 있길 바란다.<윤석민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