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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구와 운영(전대협의 선택:중)

입력
1991.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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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50개대 가입… 전국 5개 지역 12개 지구로 나눠/정책위서 투쟁노선입안·결사대조직 점거·농성/동원력 과시 시국집회 좌우해방이후 최대의 학생운동조직인 전대협은 민주화의 열기가 용솟음치던 87년 7월 이한열군의 장례절차를 협의하기 위해 모인 전국의 총학생회장들의 합의에 의해 태동됐다.

6월항쟁은 전대협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서대협(서울지역 대학생대표자협의회)이 주도했으며 이 서대협이 전대협으로 확대개편된 것은 학생운동과 민주화에 대한 국민적 기대와 공감덕분이었다.

87년 8월19일 충남대에서 95개 대학 총학생회장들이 모여 발족한 전대협은 80년대 후반의 정국에 항상 태풍의 눈으로 작용하면서 현재는 1백50여개 대학(전문대 30여개 포함)이 가입,5기 출범식까지 마친 상태다.

엄밀한 의미에서 전대협은 각 대학 총학생회장들의 협의체에 불과하지만 총학생회가 단위 캠퍼스의 학생운동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전국학생운동의 대표기구로써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사실상 전국 각 대학의 총학생회가 운동권에 의해 장악됐다는 판단에 따라 전대협은 보다 강력한 조직인 전총련(전국 대학총학생회연합)으로의 탈바꿈을 서두르고 있고 궁극적으로는 각 학과의 학생회까지 하나로 묶는 전학련(전국대학생연합) 건설을 목표로 삼고 있다.

전대협은 전국을 서울,전남,전북,부산·울산,대구·경북 등 5개 지역과 인천,수원,대전 등 12개 지구로 나눠 각 지역·지구대표자협의회나 총학생회연합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운동이 가장 활발한 서울의 경우 서총련(서울지역총학생회연합)이 「구국의 횃불」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동·서·남·북 4개 지구를 거느리고 있다.

정원식 총리서리 폭행사건이 발생한 한국외대는 한양 경희 건국 서울시립대 등 10개대와 함께 서총련 동부지구에 속한다.

한국외대 총학생회는 총학생회장 정원택군(23·경제4)은 NL(민족해방)계 출신이지만 PD(민중민주) 계열을 다수 총학생회 간부로 받아들인 「연립내각」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번 사건은 결국 양대 계파의 합작품인 셈이다.

총학생회는 각 단과대 학생회와 학과 학생회를 하부에 거느리고 학생서클들의 모임인 동아리연합회와도 연결된다.

전대협의 최고의사결정기구는 전국총학생회장들이 모이는 총회이지만 상시적으로는 전대협의장,서총련의장 및 동·서·남·북 지구의장,각 지역대표,중앙정책위원 등으로 구성된 중앙위원회.

중앙위원회 산하에 바로 전대협의 「두뇌」에 해당하는 정책위원회가 있으며 사무국 선전국 연대사업국 편집국 등 실무집행국과 「조국의 평화와 자주적 통일을 위한 학생추진위」와 「학원자주화추진위」 등 2개의 특별기구를 두고 있다.

전대협의 유일한 비공개기구인 정책위원회는 17개 지구 대협·총련의 정책위원장과 2명의 중앙정책위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서울에 상주하는 2명의 중앙정책위원이 전대협활동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정책위원회는 전대협의 투쟁노선을 입안해 각 대학에 전파하고 수시로 「전대협결사대」를 만들어 주한 미대사관 등 주요 공격목표들의 점거농성 등을 지시한다.

전대협의 예산은 각 대학총학생회가 자체예산의 1%를 학기마다 납부하는 것으로 편성되며 대학간 연합집회때는 주최 대학과 지구대협이 경비를 대게된다.

각 총학생회는 등록금과 함께 원천징수되는 학생회비를 자체예산으로 삼고 구내서점 자동판매기 등 복지사업을 통해 부수입을 올려 큰 대학의 경우 1년 예산이 5천만∼1억원대에 이르며 지난 1일 부산대에서 열린 전대협 제5기 출범식때는 4억원이 소요됐다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이같은 거미줄 조직망과 막대한 재정능력까지 갖춘 전대협은 큰 시국집회때마다 엄청난 인원동원을 과시,전대협이 빠지면 집회 자체가 무산될 지경이다.

전대협은 또 당연히 국민연합·범국민대책회의 등 재야연대기구에 들어가 연대활동의 중심고리가 되고 있다.

전대협이 내세우는 조직노선은 철저한 대중노선 원칙으로 학생활동이 자유롭지 못했던 상황 등에서 종전의 학생운동이 채택했던 소수정예에 의한 전위노선과 판이하다.

학생대중의 정서와 의식수준에 부합하는 학습프로그램과 투쟁구호를 그때그때 내걸어 다수학생을 학생운동 대열에 「묶어세우는」 대중노선이야말로 전대협을 유지하는 비결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상부에서 이미 결정된 사안도 반드시 대중집회를 통해 결정되는 것처럼 「통과의례」를 거친다.

그러나 지금의 한국사회를 식민지 반자본주의사회라거나 신식민지 국가독점 자본주의사회로 보는 운동권의 현실인식,반미투쟁,조국통일운동 등에 상당수의 학생들이 의식의 괴리를 느끼고 있어 전대협의 대중노선은 난국에 처해있다.<신윤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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