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문봉쇄·밀가루 준비등 사전각본”/당국/“미리 알았다면 못들어오게 했을것”/학생정치,사회적으로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한국외대생들의 정원식 국무총리서리 집단폭행 사건은 운동권 학생들이 각본에 따라 저지른 공권력 도전행위인가,아니면 전교조 탄압,공안통치를 규탄하다 벌어진 우발적인 불상사인가.
정부측은 이 사건의 조직적인 배후로 전대협을 지목,지도부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는 등 강경대군 치사사건이후의 수세국면에서 벗어나 강경대응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운동권 학생들과 재야 일각에서는 외대 총학생회 주도로 야기된 해프닝을 과장·왜곡·확대 해석,민주화 세력을 탄압하기위한 빌미로 삼고 있다며 끝까지 투쟁할 것을 밝히고 있어 정총리서리 폭행에 대한 원인규명 공방전이 계속되고 있다.
수사당국은 정총리서리의 외대 출강사실이 사전에 보도돼 많은 학생들이 알고 있었고,강의가 시작된 직후 50여명의 학생들이 한꺼번에 강의실로 몰려갔으며 1백여명은 정·후문 등에서 경찰의 진입을 막기 위해 문을 잠근채 화염병과 각목으로 무장한 사실 등을 들어 시나리오에의한 집단 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수사 관계자들은 또 계란과 밀가루를 사전에 준비하고 교내 노천극장 앞에 스피커 3대를 설치한뒤 정총리서리의 출강사실을 방송한점 등을 들어 공권력의 상징인 총리에 대한 위해는 계획된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수행원,학교 교직원 등과 학생들의 몸싸움 과정에서 많은 학생들이 자연발생적으로 동참,예기치 못한 사태로 치달은것』이라며 『사전에 알았다면 아예 학교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았을것』이라고 주장했다.
총학생회측은 정총리서리가 학교에 나타난것을 알게된것은 강의가 시작된 하오6시30분께로 한 학생으로부터 『정총리와 비슷하게 생긴 사람이 학교 안으로 들어갔으니 확인해보라』는 제보를 받고 확인과정에서 강의실 부근에 있던 기자들을 보고 비로소 알게됐다고 반박했다.
학생들은 또 문제의 계란은 일부 학과가 열기로 한 「어린이 사랑방 자립기금 마련 일일찻집」 행사용으로 사둔것이며,밀가루는 몇몇 서클이 MT에 가서 부식용으로 쓰다남아 보관한것을 누군가가 알고 가져가 뿌린것이라고 해명했다.
총학생회 총무부장 박갑정군(27·독어교육 4)은 『3일 상오부터 학생처에서 정총리서리의 출강을 의식한듯 「오늘 예정된 집회나 시위가 있느냐고」고 몇차례 전화로 문의해왔으나 강의가 시작될때까지 정총리서리가 나타난것을 모르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의 한 간부는 『당일 현장에서 채증된 사진 비디오필름 등을 분석한 결과 학생들이 사전에 계획,조직적으로 행동했다는 심증을 굳히고 있다』고 말했다.
사전계획 여부는 수배중인 총학생회장 정원택군(23·경제 4) 등이 열쇠를 쥐고 있으나 이들이 검거된 뒤에도 각본에 의한 폭력을 주장하는 수사당국과 이를 민주탄압이라고 맞서는 학생들간의 공방전은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송용회기자>송용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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