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문창재특파원】 지난 3일 하오4시께 발생한 일본 규슈(구주) 나가사키(장기)현 운젠(운선)산 화산폭발로 4일 현재 경찰관을 비롯한 32명이 사망하고 취재기자 및 외국인 등 3명이 실종됐다. 또 현지 소방대원 등 1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이번 사고는 운젠산 화구에서 대규모의 용암류가 분출하면서 고열의 가스를 포함한 용암괴가 화구로부터 약 3.5㎞ 떨어진 시마바라(도원)시 서쪽 마을을 덮쳐 일어났다.
실종자중에는 화산폭발을 취재하던 기자 16명과 화산전문 영화찰영감독인 프랑스인 부부,미국인 학자 1명 등이 포함돼 있다.
1792년 대폭발로 1만5천여명의 인명피해를 냈던 이 화산은 3일 용암,화산재,용암수 등이 최고 시속 2백㎞ 속도로 계속 아래로 흘러내려 인근 가옥 수십채가 불에 타고 5천여명의 주민 등이 긴급 대피했다.
경찰은 4일 상오 자위대 소속의 구조헬기가 화산 부근에서 11구의 시체를 발견했으나 화산의 분출물들이 더 쏟아질것으로 우려돼 현장에는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운젠산 폭발 현장/폭발 워낙 강해 세계최고 일 대책반도 손 못대/희생자엔 위험불구 뛰어든 용감한 기자 많아
○…현장을 목격한 시모다·노부오(하전신남) 시마바라시 소방단장 (56)은 『지옥을 보았다. 용암류가 덮친 마을은 마치 화염방사기로 불탄것 처럼 모두 타버렸다. 남아있는 것은 살림의 일부뿐이다』라며 얼굴에 화산재를 가득 뒤집어 쓴채 흥분.
○…일본 정부는 니시다·마모루(사전수) 국토청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비상대책반을 즉각 발족시켜 사태수습에 나섰으나 화산 폭발이 워낙 강해 그냥 바라만 보고 있는 상태.
한편 가네가에·가니치 시마바라시 시장은 『재난을 방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자연의 위험을 예측할수 없어서 유감스럽다』고 말해 지진에 관한한 세계 최고의 전문가임을 자타가 인정하는 일본도 자연의 위력 앞에서는 무기력함을 여실히 입증.
○…이번 화산폭발은 많은 기자들을 「화산 지옥속으로」 몰아 넣었다.
실종된 보도 관계자들은 대부분 신문·TV의 카메라기자들로 이들은 현장을 좀더 가까이에서 포착하고 싶다는 「본능」으로 위험을 무릅쓰다가 결국 변을 당한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한편 이들과 동행한 택시 운전자 4명도 역시 실종됐다.
○…숨진 것으로 확인된 소방수 1명은 뜨거운 화산재에 뒤덮여 숨졌으며 한 경찰관은 주민들에게 철수를 경고하던중 순찰자가 흘러내린 용암속에 빠져 각각 사망했음이 확인됐다.
○…실종된 외국인은 미국인 해리·글리켄씨로 89년까지 미 지질학연구소에서 일하다 현재는 동경 입교대에서 화산을 연구중이었다.
글리켄씨는 프랑스인 2명과 3일 아침 『산에 올라가 조사하고 오겠다. 점심때쯤 전화하겠다』고 하고 호텔을 나간후 연락이 두절.
○…자위대는 실종자들의 수색과 사망자의 시체 수송을 위해 장갑차를 동원하기로 했는데 화산의 용암류가 언제 또 흘러내릴지 몰라 현장 부근에서 대기하고 있는 상태.
○…해발 1천3백59m인 운젠산 화산은 동경에서 남서쪽으로 약 9백80㎞ 떨어져 있는데 1백98년전인 1792년 11월17일 처음 폭발한 이후 수십번의 분화가 일어나 측후소측은 지난 5월24일 임시 화산경보를 발령했었다.<동경=문창재특파원>동경=문창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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