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기구 폐지따라 군축 가속화/새방위전략 신속대응군 체제로42년전에 설립된 이후 서유럽에 대한 공산세력의 공격을 억제하는 강력한 군사기구로 기능해온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라는 용이 과연 자취를 감출 것인가.
과거 수십년간 진짜 불을 뿜어온 용은 이제 동굴속으로 자취를 감추고 있다.
비록 문서상이긴 하지만 공산국가의 침략에 맞서 싸우기 위해 조직됐던 최소한 1백만명의 대군이 해체되고 있는 것이다.
2달전의 바르샤바조약기구 폐지에 따라 동구의 50만병력이 사라졌고 소련군 50만명도 소련국경 안으로 철수하고 있다.
또 미국과 소련은 지난주말 유럽배치 재래식무기(CFE) 감축에 대한 이견을 완전히 해소했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결정은 핵무기 감축협상 진전에 대한 길을 터놓은 것은 물론 오랫동안 끌어온 조지·부시와 미하일·고르바초프간의 미소 정상회담이 6월달에 성사될 가능성을 높여주었다.
그러나 미국과 그 맹방의 방어를 굳건히 결속시켜온 통합된 다국가간 군사력의 원칙은 너무나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쉽게 무너뜨릴 성질은 못된다.
더욱이 유럽의 심장부분이 당분간은 안전하다고 할지라도 외곽지역은 여전히 잠재적인 위험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일례로 나토회원국인 이탈리아와 바로접하고 있는 유고에서 내전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지난주 브뤼셀에서 회동한 나토 국방장관들은 나토의 군사구조에 대한 대폭적인 조정에 합의했다. 나토 국방장관들은 현재 중부유럽에 배치된 1백50만 병력중 약 절반만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미국도 유럽에 주둔시키고 있는 32만명중 3분의2나 적어도 절반을 본국으로 철수시킬 것이란 관측이다.
나토는 독일에 대규모 병력을 주둔시키는 이른바 「전방위전략」 개념을 탈피하고 중부유럽을 13개 부분으로 세분화시키는 방어전략을 세우고 있다. 즉 나토회원국의 어느 지역에든 7일 이내에 출동하는 신속대응군(RRC)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방어개념의 이같은 수정은 소련이 다시 공격적으로 변하더라도 공격준비에만 몇달이 걸릴 것이고 나토는 그 사이에 예비군을 동원하고 미국군대를 불러들일 시간이 충분하다는 상황판단에 입각하고 있다.
그러나 나토의 새로운 방어계획에는 큰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 즉 나토지역 밖에서 위협이 발생했을 때가 문제다.
신속대응군은 나토회원국에는 어느 곳이든 작전이 가능하지만 나토협약에 따라 나토회원국 밖으로는 배치될 수 없다.
나토의 구조변화는 이번 가을 로마에서 열리는 나토정상회담에서 어느정도 판가름날 전망이다.<본지특약 타임 6월10일자>본지특약>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