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놀라운 일” 엄정조치 촉구/심야 정부 긴급대책회의 침통/향후 추이따라 학원대책 크게 바뀔수도정원식 국무총리서리에 대한 폭행사건에 대해 국민여론은 분개하고 있고 정치권은 이를 바탕으로한 단호한 후속조치를 강구할 태세이다.
노태우 대통령은 3일 밤 윤형섭 교육부장관 등 관계자에게 『일벌백계로 다스리고 근본 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했고 관계자들은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심야긴급대책회의를 열고 대책을 숙의했다.
그런가 하면 여야는 성명을 통해 한 목소리로 학생들의 무절제한 폭력사용을 나무랐고 강경대군 사건이후 공권력쪽에 쏠렸던 비난의 화살이 학생들쪽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심야대책회의◁
정해창 청와대 비서실장 주재로 3일 밤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내무·법무·교육부장관과 청와대 관계수석 비서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정부 심야 대책회의는 노태우 대통령의 직접지시에 의해 긴급 소집.
노대통령은 이날 밤9시께 TV방송을 통해 정원식 총리서리가 폭행을 당하는 장면을 보자 윤형섭 교육부장관을 즉각 전화로 불러 대책회의를 열것을 지시.
노대통령은 이때 『국무총리인 스승에게 대학생들이 형언할수 없는 행패를 자행하는 이같은 일이 어떻게 대학에서 일어날 수 있는가』고 개탄하고 『학원의 잘못된 풍토를 고칠 근본대책을 마련해 보고하라』고 언명.
노대통령이 이처럼 심야 대책회의 소집을 긴급지시한 것은 처음 있는 일로 이 사건에 대해 노대통령의 충격을 반영.
이날 밤 10시30분께 정비서실장·이상연 내무·김기춘 법무·노건일 행정수석 등이 황급히 총리공관으로 달려왔고 최창윤 공보처장관도 황급히 합류.
청와대 비서실은 이날 하오7시30분께 경찰 보고를 통해 『총리가 외대에서 고립 됐다』는 1보를 받았고 곧이어 『대학생들에게 포위됐다』는 2보를 받고 사태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부의 학원대응 방법이 크게 바꿔질것』이라면서 『대학과 대학생들이 언제까지 치외법권적 행위를 할수는 없을것』이라고 강조.
▷검·경수사◁
검찰은 외국어대생들의 정총리서리 폭행소식이 전해지자 퇴근했던 검사들이 속속 청사에 나와 현장상황을 보고받고 수사지휘를 하느라 부산한 모습.
이날 열린 전국검사장회의에 참석한 검사장들과 저녁을 들고 있던 정구영 검찰총장은 외대 상황을 보고받고 즉시 전재기 서울지검장 등에게 전담반을 편성,관련자 모두를 엄단하라고 지시.
검사들은 『학생들이 총리자격이 아닌 교수이자 문교부장관을 지낸 교육계 원로로 강단에선 정총리서리에게 폭행을 가한 것은 반인륜적 행위』라며 흥분.
사건 관할청인 서울지검 북부지청은 김종구 지청장이하 전검사들이 나와 TV자료화면 녹화테이프를 정밀분석하며 주동자 및 폭행 가담 학생들을 파악,경찰에 검거를 지시.
이종국 치안본부장은 폭행사건의 주모자를 철저히 색출,엄중처벌할 것을 서울시경에 지시.
이에 따라 서울시경은 김원환국장 주재로 긴급간부회의를 열고 시경3부장 이완구 경무관을 수사본부장으로 관할 청량리경찰서 대공·정보·형사·수사형사와 시경 강력과 요원 45명으로 수사전담반을 편성.
수사팀은 이날 밤 청량리 경찰서 이경파출소에 수사본부를 설치,주동학생 검거에 나섰다.
▷정부성명◁
정부 대변인인 최창윤 공보처장관은 3일 저녁 외국어대학생들의 정원식 총리서리의 폭행사건과 관련한 성명을 내고 『정부는 국무총리에게 저질러진 극렬운동권 학생들의 계획적인 패륜행위에 대해 배후와 가담자를 철저히 색출,엄중 처벌할 것이며 이러한 불상자의 재발을 막기위해 모든 조치를 강구할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밝혔다.
최장관은 『3일 하오 한국외국어대학 교정에서 일단의 극렬 학생들이 저지른 반도덕적 폭력행위에 대해 온 국민과 더불어 충격과 개탄을 금치 못한다』고 말하고 『국민 여러분은 이처럼 이성을 저버린 패륜적인 폭력을 학원으로부터 추방하기 위해 다함께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여·야 반응◁
민자·신민·민주 등 3당은 정원식 국무총리서리에 대한 폭행사태와 관련,일제히 엄정조치를 촉구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민자당의 박희태 대변인은 『국무총리에 대한 폭행은 유사이래 없었던 일로 학원폭력이 여기까지 이른데 대해 국민과 함께 놀랄 뿐』이라고 개탄하고 『법과 질서가 무참히 짓밟히고 국민에게 극도의 불안감을 안겨준데 대해 관계 당국은 엄정한 대비책을 강구해야할 것』이라고 강조.
박대변인은 『이같은 망국적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엄정한 조치를 취해주기 바란다』고 촉구.
신민당의 박상천 대변인도 『충격을 금할수 없다』면서 『폭력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 될수 없으며 이런 행동은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줄것』이라고 비난.
민주당의 김부겸 부대변인은 『정권에 대한 분노와 정총리서리 개인에 대한 분노는 구분돼야 한다』면서 『정총리서리가 역대 독재정권의 총리와는 달리 국민과 함께 호흡하려한 자세는 평가돼야 한다』고 강조.
김부대변인은 『이같은 폭력행위는 학생들 주장의 정당성을 훼손할뿐』이라고 지적했다.
▷총리실◁
총리실은 폭행소식이 전해지자 정무·공보비서관실을 중심으로 비상대기에 들어갔고 정원식 총리서리는 삼청동 공관에서 국군통합병원 의료진의 응급진단을 받은뒤 강용식 비서실장과 심대평 행정조정실장 등과 대책을 숙의.
정총리서리는 강비서실장을 통해 사건의 개요를 설명한뒤 『총리 이전에 한 교수로서 강의를 책임지기위해 간것인데 이같은 일을 당해 오늘의 현실이 대단히 비통스럽다』고 개탄.
정총리서리는 사건개요 설명에서 『일부 학생들은 평화적으로 의사를 표시해야 한다면서 이를 만류하기도 했다』고 애써 강조.
그러나 총리실 주변은 있을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면서 분개하는 분위기 일색.
이용실 민정비서관은 『학생들은 스승도 없고 부모도 없느냐』면서 『차제에 근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
총리실은 4일 상오의 간부회의에서 관련 학생에 대한 처리문제 등 후속조치를 논의할 예정인데 정총리서리 취임 10일만에 일어난 불상사가 대통령의 특별 지시를 가져오는 등 확대일로로 치닫자 당혹한 표정일색.
이현구 공보비서관은 『학생들이 이렇게까지 할줄은 몰랐다』면서 『총리가 아니라 강의를 하러간 스승에게 이같은 행패를 할수 있느냐』고 분통.
▷외대 주변◁
이강혁 한국외대총장은 이날 밤 10시30분께 교육부로 조규향 차관을 방문,경위를 설명하며 사과하고 『모든 책임을 다 지겠으며 관련 학생들은 엄격하게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이총장은 밤11시20분께 외대에 돌아와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 일어났다』고 만 말한뒤 곧 바로 총장실로 올라가 4일 0시께부터 철야로 비상교무위원회를 주재,수습대책과 해당학생 처리 문제 등을 논의했다.
이에 앞서 사건 직후부터 비상연락망을 통해 속속 학교에 나온 보직교수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교수 휴게실 등에 모여 TV뉴스를 지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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