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동북아서 역할분담 협의/미,통상관련 압력높일 가능성노태우 대통령의 미국·캐나다 방문은 걸프전 이후 국제질서 재편과 북한의 유엔가입 의사표명으로 상징되는 동북아 질서개편 기류에 따른 정세조율과 협력관계 강화라는 의미를 지닌다. 한반도주변은 맹렬한 기세로 탈냉전의 새로운 변화를 추구해 가고 있는 국제정세도 숨가쁘게 변해가고 있다.
한미관계는 우리의 외교와 대국제협력의 중추라 할수 있다. 따라서 노대통령의 미국 캐나다방문은 유엔가입이라는 우리의 위상변화를 전제로 국제적으로는 「포스트 걸프」,한반도 지역에서는 「포스트 냉전」의 신질서구축에 능동적으로 대처키위한 정상외교로서의 배경을 갖는다.
질서재편 움직임은 동유럽과 서유럽을 거쳐 중동지역으로 이동해왔고 걸프전 이후로는 지구상의 마지막 냉전지역인 한반도와 그 주변 동북아 지역으로 옮겨졌다.
지난 4월의 제주도 한소 정상회담을 전후해 가이후 일본총리 방미,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일,이붕 중국총리의 방북,강택민 중국총서기의 방소,멀로니 캐나다총리의 아시아지역 순방 등이 있었으며 이달중으로는 부시고르바초프 대통령간의 미소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북한의 유엔가입 의사표명은 따지고 보면 이 지역 이해당사국간의 역동적인 관계재정립 움직임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수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우리는 기존의 한미 우호협력관계를 공고히 다질 필요성이 증대되어 있고 아태 지역의 안정과 협력기반 구축에 능동적 역할을 수행해야만할 단계에 와있다고 할수 있다.
노대통령은 부시 미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구조 정착을 위한 양국의 협력강화 ▲아태지역 및 국제문제에서의 협력확대 ▲양국간 통상관계 수립 및 UR협상과 자유무역체제 발전 등 세가지에 논의의 초점을 맞출것이라고 청와대 당국은 밝혔다.
이상의 세가지 논의의 초점은 이 지역에서의 탈냉전 변화가 가속화되더라도 미국의 역할은 계속돼야 하고 새로운 안보환경에 따라 한미간의 안보협력체제도 미래지향적으로 조정해 나가야 한다는 인식을 배경에 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밖에도 경제·통상분야에서 양국간 공동이익의 확대와 올가을의 유엔동시가입 실현을 위한 공동전략 모색도 포함될수 있다.
노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4번째로 한미간에 정기적인 정상회담의 관행을 정착시켜 놓고 있다. 외교에서 정상간의 신뢰구축이 가장 확실하고도 효과적인 방편임을 감안하면 이같은 관행정착은 대단히 평가되어질 대목이다.
노대통령은 특히 국빈자격으로 워싱턴을 방문하게 된다. 외교가에서는 민주화 진전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한국의 위상에 걸맞는 워싱턴의 외교적 배려라고 이를 설명하고 있다.
양국은 지난 1월부터 노대통령의 실무방문(OFFICIAL VISIT)을 추진해왔는데 5월께 백악관의 결정에 따라 갑자기 방문자격이 격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상의 국빈방문은 54년 이승만 대통령,64년 박정희 대통령이래 세번째이다.
노대통령의 캐나다 방문은 지난해 5월 양국간 합의됐다가 국내사정으로 연기돼 이번에 실현됐다. 캐나다 방문은 전통우방국과의 협력관계 재다짐과 아태지역 협력외교의 적극적 전개라는 의미를 지닌다. 캐나다는 태평양지역의 주요관련 당사국으로 아태지역의 신질서구축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있는 우리의 전통 우방국이다. 무한한 자원잠재력과 선진기술의 보유국이기도 하다. 양국간의 교역은 지난 85년 이후 2배로 증가했고 상호 제5위의 교역상대국으로 경협,통상면에서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노대통령과 멀로니 총리는 정상회담을 통해,국제무대에서의 협력방안,세계무역질서 및 자유경제체제 발전을 위한 상호협력,아태지역 협력외교의 적극적 전개,양국의 통상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통해 동북아지역과 아태지역 신질서재편에 역할부상이라는 긍정적 결과를 얻어낼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미국과 캐나다가 대외통상의 핵심관련 당사국이며 UR협상 등 이른바 「자유경제체제발전」의 주도국이라는 점에서 볼때 방문전보다 강도높은 통상압력의 부담을 지니게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노대통령은 이번 방미와 오는 9월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위한 추가방미 등으로 정상외교의 「최전성기」를 맞고있다고 할수 있을것 같다.<이종구기자>이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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