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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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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6.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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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광꿍꽝 소리가 웬 소리냐/경복궁 짓는데 회방아 찧는 소리다』­「경복궁타령」에는 대원군이 국력을 기울여 경복국궁을 중건할 때 동원된 백성들의 애환이 담겨있다. 중건공사는 고종임금 2년인 1865년에 시작해서 7년뒤인 72년에야 끝났다. 그러나 큰 공사는 3년만에 대충 끝난 것으로 돼있다. ◆이때 경복궁에 들어섰던 전각은 모두 3백50여채에 7천2백25칸 이었다. 천하를 호령했던 중국의 자금성이 9천9백99칸 이라니까 경복궁의 웅장함을 가히 알만하다. 그러나 지금은 겨우 30여채밖에 남지않았다. 일제가 마구 헐어버렸기 때문이다. 1920년에는 심지어 임금의 침전인 강령전과 왕비의 침전인 교태전까지 헐었다. ◆뿐만아니라 일제는 이나라 주권의 상징인 근정전 앞에 총독부 청사를 지어 가로 막았다. 또 경복궁의 주산인 북악밑에 총독관저를 지어 경복궁의 지맥을 끊고 앞뒤로 포위한 형세가 됐다. 이 나라의 궁궐이 이처럼 치욕을 당한지 70년만에 우리는 경복궁 복원의 역사적인 공사를 내일 시작하게된다. ◆정부의 경복궁 복원 계획은 99년까지 3단계로 2백99억원을 투입하게 된다. 초대대통령 이승만박사가 총독부 청사인 중앙청을 헐어야 된다고 주장한지 40년만에야 이나라 왕궁이 제모습을 찾게 됐다. 그러나 10개년 계획으로 복원되는 전각은 겨우 20채에 지나지않는 규모다. 짓밟힌 이 나라의 정치적·문화적 자존심을 복원하기란 그만큼 힘든 작업이다. ◆일본의 소위 「명치건축연구회」라는 단체가 조선총독부 건물을 보존해달라고 우리정부에 요청했다 한다(한국일보 3일자 22면보도). 35년동안 이 나라를 짓밟은 죄를 제대로 사과하지도 않고,조선총독부 건물을 보존하라는 요구에 기가찰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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