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팽창속 인플레 억제 선결과제로/지역연방은행장 임명문제 “발등의 불”독일정부는 지난달 28일 카를·오토·푀ㄹ연방은행장(분데스방크) 총재 후임으로 헬무트·슐레징거(66) 부총재를 임명함으로써 반인플레정책과 마르크화의 강세유지정책을 계속 추진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지난 11년간 분데스방크 부총재를 지낸바 있는 슐레징거 신임총재는 푀ㄹ전임총재보다 강력한 긴축론을 주창한 통화론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 52년 분데스방크에 입사한 슐레징거는 경제학박사로 68세가 정년으로 규정된 은행인사원칙에 따라 오는 92년이면 퇴임하게 돼 애초부터 총재직 승진은 그동안 분데스방크에서 일해온 공로에 대한 보상이라는 말이 있었다.
하지만 독일 경제학자들은 오히려 그가 전보다 더 강경노선을 택할 것이며 분명한 정책을 실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독일은 통독에 따른 동독 경제의 부흥 및 내년 EC통합에 대비한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역할정립 등 국내외적인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최근 약 7∼8%의 임금상승과 구 동독에 대한 대규모 투자 등으로 통화팽창이 가중되고 있어 인플레 유발을 억제하면서 동독경제를 부흥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와함께 세계경제의 성장을 촉진하고 달러화에 대한 압력을 경감키 위해 분데스방크가 역할을 해야 된다는 미국측 압력에다가 소련과 동구권지원에 대한 막대한 자금지원 요청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슐레징거는 마르크화의 현 가치를 유지하면서 이자율을 낮추라는 압력을 배제하고 철저한 반인플레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금융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슐레징거는 또 현재 주정부와 분데스방크 이사회간에 갈등을 빚고 있는 지역 연방은행의 지점장 임명에 대한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만 한다. 대부분의 주정부는 현재 구 동독의 5개주에 지역 연방은행을 설립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분데스방크는 이를 거절해왔었다.
푀ㄹ전임총재가 사임한 이유중의 하나도 이와 관련이 있어 슐레징거는 우선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주정부들과 타협점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분데스방크 관계자들은 푀ㄹ이 「실용적인 국제주의자」라고 한다면 슐레징거는 그와 반대인 「보수적 국내주의자」라로 평가하고 있다.
푀ㄹ과 슐레징거는 성격상의 차이가 많으나 금융정책면에서도 언제나 같은 목소리를 내왔다.
인플레가 경제파국으로 가는 길이라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는 슐레징거는 비록 짧은 임기이지만 전임자가 취해온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강력한 반인플레정책을 펼 것으로 전망된다.<이장훈기자>이장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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