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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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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들의 의식이 황폐화의 길로만 내닫고 있는것 같다. 한국 지역사회교육 중앙협의회가 지난 4월 서울 등 5대도시 고교 1년생 1천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정·학교·사회에 대한 의식조사 결과는 그같은 사실을 여지없이 드러낸 것이었다. ◆구체적으로 학생들의 50%가 대입문제로,30%가 장래문제로 고민하고 있음은 이미 알려진 일이다. 하지만 이같은 고민을 의논하는 대상으로는 친구(48.7%)가 절반을 차지하고 부모(14.9%) 형제(11.1%)의 순서이고 교사(1.1%)는 있으나 마나한 존재여서 학교교육과 가정교육의 위기를 드러내고 있다. 고교생들이 느끼는 고민상담의 갈증은 좋아하는 선생의 유형으로 개인적으로 고민과 대화를 나눌수 있는 스승상을 가장 바람직하다고 꼽고 있는 사실로도 알수가 있다. ◆특히 오늘의 학교생활에 대해 고교 1년생들의 85%가 「다른 교외생활에 비해 시간낭비다」 61.9%가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다」 56%가 「대학진학이나 취업을 위해 할수없이 다닌다」고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니 황폐화로 밖에 표현할 길이 없을 정도인 것이다. 학교생활의 가장 큰 어려움에 대해서도 성적(57%) 수업진도(19.6%)의 순서였고,64%가 학교에서 공부이외의 다양한 경험습득을 원했다고 한다. ◆의식조사 결과 가장 충격적인 사실은 사회에 대한 부정적·편향적 시각이었다고 한다. 「청소년의 미래를 보장해 주지않고 있다」(84.6%) 「청소년을 구속하고 있다」(70.4%) 「규범대로 움직이지 않는다」(67%) 「돈과 권력만 있으면 모든것이 해결된다」(62%)고 부정적인 생각에 마냥 빠져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표본통계가 고 1년생 전체의 생각일수는 없겠지만 앞에 지적한 몇가지 사안만으로도 우리 고교생에 대한 가정·학교·사회의 지도에 엄청난 문제가 도사리고 있음은 분명하다. ◆이러다간 대학생이 문제가 아니라 고교생이 더 문제이다. 시국,노사 등 오늘의 우리사회에 문제는 많겠지만 나라의 미래가 걸린 고교교육의 정상화야말로 가장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다. 교육학자출신 총리도 등장했으나 차제에 일대 개혁에 나서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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