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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아파트」 등장 너무하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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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아파트」 등장 너무하다(사설)

입력
1991.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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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백평이 넘는 초대형아파트가 등장할지도 모른다는 소식이다. 대구의 어떤 건설업체가 대구시에 사업승인을 신청,대구 도심부근에 건축을 서두르고 있다는 이 엄청난 수퍼아파트 건설계획 내용을 보면 놀랍기 그지없다. 평수와 층수가 모두 국내에서 기록적이다. 세계적으로도 찾아볼수 없어 가히 기네스북에 오를만한 것이기 때문이다. 부지면적 1만5천7백평,18층과 19층짜리 4동,21층과 24층짜리 2동,25층짜리 2동 등 모두 8동에 1천58가구분을 지을 계획이라고 한다. 이중 가장 넓은 것은 분양면적이 1백4.9평이나 된다. 36가구분이다. 다음으로 넓은 것도 86.4평(48가구)이다. 이제까지 국내에서 단일 가구분으로 가장 넓은 아파트는 역시 대구의 88평형과 서울 방배동의 86평형이 기록이었다.전용면적이 80.6평이나 되는 이 슈퍼아파트는 방 7개·부엌 2개,욕실 3개로 그야말로 호화판이다. 18평 이하의 소형아파트를 한가구분이라도 더지어 무주택 서민들의 내집마련 꿈을 실현시켜주어야 한다는 소리가 그 어느때보다 드높은 이때에 한가구분으로 1백평이 넘는 아파트를 짓겠다고 감히 사업승인을 낸 건설업자의 배포는 과연 어떤 것일가. 비웃기라도 하듯이 시대정신을 역류하려는 그 기업윤리를 새삼 생각해보지 않을수가 없다.

시장경제체제하에서 수효가 있다면 공급에 응하는 것이 무슨 잘못이냐고 항변할는지도 모르겠다. 노부모를 모시는 3세대 공동거주용으로 살수있는 대형아파트를 요구하는 부유층이 의외로 많더라고 시장조사까지해 분양에 자신감까지 갖고있다는 보도이고 보면 능히 그럴것이다.

또 이렇게도 말할수 있을 것이다. 2백∼3백평 대지에 건평 1백∼1백50평을 넘는 호화단독주택도 얼마든지 있는데 아파트라고 1백평을 넘으면 안되느냐고­.

그러나 그것은 말이 안된다. 아파트는 아무리 넓어도 공동주택의 테두리를 벗어날수는 없는 것이다. 단독주택과는 달리 이웃과 어울릴수밖에 없다. 같은 아파트단지안에서 국민주택 규모인 25.7평에 사는것과는 너무나 직접 비교가 된다. 「부의 편재」로 인한 갈등과 위화감을 한 아파트단지안에 집중시키는 것은 너무나 잔인하다. 분배정의실현 차원에서도 득이 될것이 없다.

또한 그 아파트 부지는 고등학교가 옮겨가고난 땅이다. 대구시가 그 부지를 매각했다면 최소한 그 용도에 대해 사회정의 차원에서 조금은 배려가 있어야 한다. 돈벌이만을 위해 업자가 아무렇게나 사용하도록 방치한다면 공공용지 매각부터가 잘못이다.

우리가 무엇보다도 걱정스러워하는 것이 또 있다. 그것은 만일 이 슈퍼아파트의 건축허가가 나간다면 그것은 틀림없이 지금도 과다평수 지향적이어서 사치스럽기까지한 우리의 주거양식,특히 「아파트살이」를 더욱 과소비 쪽으로 끌고가는 일대전환점이 될것이라는 사실이다.

대구에 1백평짜리면 곧이어 서울이 질소냐 할것이다. 부산·인천·대전·광주 등 대도시도 가만히 있겠는가. 때문에 슈퍼아파트 건설사업 승인은 「불가조치」 하는 것이 옳다고 우리는 본다. 대구시의 처사를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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