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환경이 고도 산업사회화를 촉진하는 가운데 많은 사람들은 가치관의 급격한 변질과 그에 따른 인간정신의 황폐현상을 우려하기에 이르렀다. 식료품이나 각종 생필품의 인스턴트화,제반업무의 자동화·전산화가 사람들의 의식을 즉물적 방향으로 치우치게 강요하는 상황이기에 반사적으로 인간회복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이런 세태속에서 서울복판에 매장면적 2천여평의 세계최대 서점이 등장하게 된다니 조건없이 흐뭇하다(서울 경제신문 1일자 15면 보도). 이런 대형서점의 출현은 서적이라는 상품의 대량거래 차원을 넘어 새로운 문화공간 기능의 확대라는 뜻도 지닌다. 오가는 시민들이 쉽게 발길을 들여놓을 수 있는 서점은 그 규모의 크기와 관계없이 마음의 흐름을 차분하게 해주며 각자에게 무엇인가 추구할만한 가치가 바로 주변에 있음을 시사해주는 보금자리가 되기도 한다.
종로1가에 오는 10월말 준공될 영풍그룹 사옥의 지하 1·2층에 자리잡을 새로운 대형서점은 지금까지 세계최대로 꼽혀온 매장면적 1천6백평의 교보문고보다도 5백평이나 더 넓은 규모로 그야말로 「서울의 자존심」으로서의 의미도 지닌다고 할수 있다.
실은 교보문고가 시설개선을 위해 1일부터 6개월간 휴업에 들어간데 따라 그동안 이곳을 즐겨찾던 시민,학생들이 허전함을 느끼게 된터에 비록 내년초에 개점한다고는 해도 또하나의 지적인 거대공간이 생긴다는 예정은 사람들의 마음을 크게 달래주기도 한다.
한 출판사 경영자의 작년도 조사에 조사대상 국민학생 2천17명의 평균 독서시간은 하루 40분 정도이고 TV시청 시간은 1시간30분이나 되는가하면 한국 갤럽조사연구소가 밝힌 90년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월평균 독서량 조사결과에서 한권도 안읽는다는 사람이 59.8%나 되고 한권 읽는 사람이 15.2%로 나타나 있다. 그러나 지난해 우리나라 출판량을 보면 총 4만1천7백12종,2억4천1백83만여부에 달하여 지속적 신장세를 보였다. 독서를 유도해갈수 있는 출판력의 신장이 돋보인다.
발행도서의 종류나 부수증가는 자연히 서점의 대형화를 초래하거니와 서점의 증가,대형화는 또한 독서량의 증가를 유도하기 때문이다. 독서가 지나간 몇십세대 몇만년의 역사를 펴보여주기도하고 현자와의 대화도 가능케 해주지만 푸짐한 서가는 그곁을 스치기만해도 마음의 눈을 밝게해주기도 해서 하나의 대형서점 휴업이 아쉬움을 주는가하면 또 하나의 대형서점 등장이 반갑게 여겨지기도 하는 것이다.
책을 찾는 발걸음이 서점에 몰려들고 서점은 고객에게 폭넓은 선택여지를 보여줄때 새로운 세계최대서점은 서적거래의 시장기능뿐 아니라 종합적 문화공간 기능도 발휘하게 될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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