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녹음방초의 계절이다. 비온뒤의 짙푸른 활엽수는 생동감을 더 해준다. 6월의 뜨거운 태양아래 장미와 해당화가 타는듯 피어 교태를 자랑하고 있다. ◆6월은 망종이자 현충일(6일)이 들어 있고,민족상잔의 비극을 낳은 「6·25」가 끼여있다. 그뿐인가. 「6·10」 민주항쟁으로 탄생한 「6·29」의 달이기도 하다. 안보와 민족통일을 일깨우는 「6·25」와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확인시켜주는 「6·29」가 같은달에 있다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녹음짙은 6월에 이 두목표를 이룩할 민주주의라는 장미를 활짝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사실 요즘은 비닐원예가 발달해서 장미를 사철 볼수 있다. 장미는 활짝 피었을때도 좋지만 봉오리가 맺혔을때 더욱 예쁘다. 겹겹으로 오무린 꽃봉오리에서 신비스런 아름다움을 느낀다. 장미의 원산지는 중국이지만 오히려 서양에서 더 사랑받고 있다. 장미를 빼고 서양문화를 얘기하는 것은 달과 술을 빼고 이태백을 논하는 것과 같다. ◆우리나라도 장미의 역사는 꽤 오래됐다. 신라의 설총이 장미를 빌려 신무왕에게 간했다는 기록이 있다. 화왕 모란이 아름다운 장미의 교언에 빠져 충신인 할미꽃을 푸대접했다. 그러나 할미꽃의 충언에 눈을 뜬 화왕 모란이 뒤늦게 정심을 되찾았다는 얘기다. 설총의 풍자에 장미와 할미꽃을 간신과 충신으로 설정한것이 재미있다. ◆장미의 종류는 2만5천여종쯤 된다. 우리나라엔 1천5백여종이 들어와 있다. 장미는 화사하고 요염한 자태로 세계미녀들의 이름이 붙는다. 뇌쇄시킬듯한 흑장미의 「크레오파트라」. 고혹적인 향기를 뿜어대는 「엘리자베서」. 매혹적인 「조세핀」 등. 그러나 예쁜장미일수록 병충해에 약하다. 이 병약한 민주주의라는 장미를 피위기위해선 여야정치인은 물론 모두가 합심 노력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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