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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강 대한반도정책 변화불가피”(남북한 유엔공존시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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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강 대한반도정책 변화불가피”(남북한 유엔공존시대:4)

입력
1991.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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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대화 촉진… 즉각적 정세 영향없을것/미/북,막다른 길의 결정… 한국 양보요구 속셈/일/대한수교 중요장애 제거… 추진에는 신중/중북한의 유엔가입 결정은 남북관계는 물론 동북아 정세전반에 지각변동을 몰고 올 전망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미·소·중·일 4대 강국은 북한의 유엔가입 결정에 대해 대체로 환영을 표했다. 본지특파원을 통해 4강의 시각을 진단했다.<편집자주>

▷미국◁

미국은 북한의 유엔가입을 계기로 한반도지역 문제가 쉽게 풀려나가기를 희망하고 있다.

마거릿·터트와일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28일 북한의 유엔 가입은 남북대화를 촉진시킬 것이며 이것이 결국에는 통일로 이어질지 모른다고 논평했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의 이번 결정이 한반도 정세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중소 양국관계가 국경문제나 이념대결 등으로 팽팽히 맞서있을 때에는 북한이 양국중 어느쪽을 지지하느냐가 엄청난 관심을 끌수있었다.

또 미소 양국이 세계를 양극체제로 갈라놓고 동서대결을 벌이고 있을때에도 역시 북한은 공산주의 전초지역으로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에 늘 주목의 대상이 돼왔다.

그러나 80년대에 들어서면서 중소 분쟁도 거의완전히 종식됐고,미소가 대표하는 양극체제 역시 그 형체를 잃고 말았다. 때문에 북한의 움직임이 국제정세에 영향을 줄 시기는 지나버렸다는 것이 미국의 시각이다.

이런 의미에서 미국은 북한의 국제사회 진출이 한반도 정세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는데 일단 만족해하는 입장이다.<워싱턴=정일화특파원>

▷일본◁

일본 언론들은 북한의 유엔가입선언이 막다른 골목에서 내려진 쓰라린 결단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마이니치(매일)신문은 29일 「북한의 쓰라린 선택」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한국을 「해방시켜야할 대상」으로만 보았지 주권국가로 인정하기를 거부해온 북한이 유엔가입을 선언한것은 「해방기지」로서의 이념,즉 유일한 정통정권으로서의 입장을 포기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부 북한전문가들은 유엔문제에서 북한이 양보한 것은 국제적 고립을 면하려는 몸부림이기도 하지만 어떤 측면에서는 남북대화에서 적극 공세를 취하려는 의도로 볼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이즈미·하지메(이두견일·정강대) 교수는 『국제정치의 흐름이 한국에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음을 인식,유엔문제에 양보함으로써 다음은 한국의 양보를 얻어내려는 속셈인것 같다』면서 북한은 앞으로 남북 불가침선언을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오코노기·마사오(소차목정부·경응대) 교수는 『앞으로의 남북교섭은 형식상 「2개의 나라」간의 교섭이되므로 남북회담의 의미자체가 변하지 않을 수 없으며 핵사찰 문제에도 탄력성이 붙게됐다』고 내다봤다.<동경=문창재특파원>

▷중국◁

중국 외교부는 평양이 유엔가입 신청의사를 발표한 직후 『이것은 매우 적극적인 의의를 갖는 일로서,앞으로 남북간의 대화와 조선반도의 평화·안정추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즉각적인 환영을 표시했다.

유엔가입 문제에 관한 북한의 1백80도 태도변화엔 북한당국이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스스로 밝혔듯이 소련과 특히 중국의 「마지막 충고」가 결정적 작용을 한것이 틀림없다.

특히 지난 5월3일∼6일 이붕 총리의 방북과 15∼19일의 강택민­고르비간 중소 정상회담을 전후해 중국은 북한의 주장과 거리를 두고 북한의 정책수정을 유도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며 대한반도정책 변화의 움직임을 가시화시켜왔다.

이붕의 방북기간에 김일성과 중요한 의견교환이 있었으며 이때 북한노동당서기 윤기복(최고인민회의 조통정책 심의위원장)을 통해 연방내 두정부가 「외교」와 군사권을 독자보유하는 연방제 통일방안의 수정안을 공개거론한 것은 남북유엔 동시가입쪽으로 이미 의견조정이 이루어졌음을 시사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유엔가입 결정으로 중국은 당장 올가을 유엔총회에서 한국가입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여부를 놓고 커다란 부담을 벗은 대신 앞으로 북한의 대일수교 교섭과 대미관계 개선을 지원하며 북한의 수정 통일방안에 대한 강력한 지지표명 등을 통해 북한과의 유대지속을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북한의 유엔가입으로 대한수교에 있어 주요 장애의 하나가 없어진 셈이지만 역시 북한을 의식해 북한의 대일수교 교섭,대미 관계개선의 진전과 남북한간 대화,통일협상의 진전과 연계시켜 수교까지는 한동안 신중한 태도를 보일 전망이다. 한가지 분명한것은 북한의 유엔가입 결정이 소련 중국 등 주변강대국 정책변화의 산물이자 대한반도 정책변화를 예고하는 주요 신호라는 사실이다.<홍콩=유주석특파원>

▷소련◁

4월 19·20일 한소 제주도 정상회담에서 한국정부의 유엔가입에 지지를 표명했던 소련은 막상 북한의 유엔가입 결정이 있자 의외로 차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소련의 주된 관심은 북한의 유엔가입 결정으로 앞으로 한중관계가 어떻게 진전될 것이냐에 대해 집중되고 있는듯한 인상이다.

소련정부의 공식논평이 나오지않은 가운데 소련관영 모스크바방송이 29일 북한이 유엔에 가입키로 결정한 배경에 중국의 영향력이 결정적이었음을 지적하면서 이같은 중국의 태도변화가 한중관계를 급진전시킬 것이라고 논평한것이 북한의 유엔가입 결정에 대한 소련의 시각을 대변한다.<파리=김영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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