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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정치 극한대결 완화 도움(남북한 유엔공존시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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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정치 극한대결 완화 도움(남북한 유엔공존시대:3)

입력
1991.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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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화해무드 여야에 완충역/통일공세 재야입지 축소예상북한의 유엔가입 신청방침이 말해주고 있는 남북유엔 동시가입은 국내정치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수 밖에 없다. 우리의 국내정치가 한반도라는 지정학적 특성과 분단상황 때문에 국제정치의 기류에 민감했던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물며 우리의 최대 현안인 남북문제가 유엔 동시가입으로 근본축이 변하고 있는것은 범상한 일이 아니다.

여기에다가 남북 문제가 우리 정치에 있어 차지하는 지분이나 끊임없이 제공해온 긴장형성요인을 감안하면 유엔 동시가입이 가져올 파급효과가 어렵지 않게 짐작된다.

분단의 퇴적물이 상당부분 제거되고 이에 편승한 국내정치에의 역기능이 시정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정치권의 일반적인 견해는 유엔 동시가입이 살얼음판을 걷는듯한 국내정치의 내구력을 보완시켜 줄 것이라는 쪽에 모아지고 있다. 특히 유엔 동시가입이 실현되는 올해 가을의 국내정국은 사실상 14대 총선 분위기속에서 차기 대권을 겨냥한 숨가쁜 전초전이 전개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할것 같다. 대체적인 분석은 유엔 동시가입으로 남북문제에 대한 쟁점의 상당부분이 해소되었다는 사실이 경우에 따라서는 정치권의 첨예한 대결을 완충시켜 줄 것이라는 것이다.

민자당의 황병태 의원은 『유엔 동시가입은 남북문제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며 우리의 정치문화에도 많은 변화를 촉진시킬 것』이라면서 『특히 우리정치의 고질적인 문제인 흑백 논리식의 극한대결 해소에 도움이 될것』이라고 말했다.

신민당의 박실의원도 『동시가입으로 남북화해무드가 본격조성되면 국내정치에도 많은 순기능을 할 것으로 본다』면서 『첨예한 대립과 정치권의 긴장관계 해소에 상당한 도움이 되지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이와함께 유엔 동시가입에 따라 많은 제도적 보완이 전향적으로 이뤄져야만 하고 이는 결국 국내정치의 민주화 진행에도 긍정적인 기여를 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신민당의 조순승 의원은 『유엔가입은 유엔헌장 준수를 의무로 하고 있으며 이 의무중에는 평화애호의 의무도 포함된다』면서 『이에 따라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하고 있는 국가보안법 등의 재정비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유엔가입을 찬성하는 것은 묵시적인 국가승인으로 간주된다는게 국제법상의 통설인 만큼 북한의 유엔가입에도 똑같은 논리가 적용될 수 있는 것이다.

유엔 동시가입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이뤄지고 불가침 조약체결이나 남북정상회담의 성사를 위한 분위기 조성 등이 구체화되면 통일문제를 둘러싼 초당적 분위기가 뚜렷이 형성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분위기는 곧바로 자칫 소모적 정쟁의 양상을 띨 소지가 많은 국내정치에 전향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재야를 중심으로한 강성야권의 경우 이들의 입지중 상당부분이 남북문제에 대한 진보적 입장견지에 있었음을 감안하면 영향력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재야 등 강성야권의 요구와 주장이 체제논쟁보다는 부의 균등분배와 사회평등 등 일반론에 모아질 공산이 크다』면서 일본에서 지난 60년 후반에 안보논쟁이 사라진뒤 진보혁신계 세력이 쇠퇴의 길에 들어섰음을 지적했다.

지난 88년 6공초반에 재야에서 통일문제를 고리삼아 치열한 대여공세를 벌였음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남북문제가 지난 70년의 경험의 말해주듯이 지나치게 작위적인 영향을 국내정치에 미쳐서는 안된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이러한 우리의 경험은 남북문제에 대한 접근이 설사 동기의 순수성에서 이뤄졌다해도 오해를 받을 소지가 많을수 있음을 말해 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외치는 내정의 연장이기 때문에 건실한 내정의 뒷받침없는 남북문제에로의 드라이브는 경계해야할 대목이라는 것이다.

이와관련,민자당의 남재희 의원은 『경우에 따라서는 남북문제와 국내정치를 분리시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소승적 차원에서 접근할 경우 본말이 전도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와함께 남북문제가 미칠 국내정치에의 영향에 대해 성급한 판단을 유보하는 신중론자도 많다.

남북관계의 급진적 개선이 정치상황의 외곽분위기 조성에는 많은 도움이 되겠지만 구체적 영향과 결과를 예단하기에는 아직 빠르다는 것이다.

이러한 신중론의 근거는 동시가입에 임하는 북한측의 태도와 그 배경이 좀더 구체적으로 드러나야만 하고 동시가입 이후의 여러상황 전개를 지켜보는게 우선은 바람직 하다는데 기초하고 있다.<이병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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