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정책 근본적인 전환”/일선 수교회담 영향 기대▷미국◁
공휴일(현충일)인 28일 미 백악관이나 국무부의 어느곳에서도 북한의 유엔가입 제의에 대한 논평을 들을수 없었지만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예일대 졸업식 연설에서 분명히 북한의 유엔가입제의를 염두에 둔듯 중국의 한반도긴장 완화에 대한 역할문제를 거론해 주목을 끌었다.
유엔 한국대표부나 한반도 문제를 긴밀히 주시하고 있는 학자들의 경우는 연휴기간임에도 불구,북한의 유엔가입제의 소식을 전해 듣고 앞으로 전개될 동아시아 정세변화의 분석에 밤을 새우고 있다.
UN대표부의 노장희 대사는 북한제의를 서울로부터 전해 받은뒤 『북한이 조건없이 유엔에 가입하기로 결정하고 정식제안을 한다면 이번 가을 회기에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가입할것이 확실하다』면서 북한의 유엔가입으로 현실화될 남북한 긴장완화에 기대가 부풀고 있다고 말했다.
UN의 미외교관들은 동서독이나 남북예멘이 통일전에 유엔의석을 보유했던 사실을 지적하면서 미국은 쉽게 남북한의 유엔가입을 지지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동안 북한을 수차례 방문하고 지난 18일에는 워싱턴으로 북한학자 3명을 불러 제3차 아시아 태평양문제 세미나를 주관한바 있는 김영진교수(조지워싱턴대)는 남북한 동시가입 결정이 「역사의 바람직한 방향」이라면서 『한반도 문제는 이번 남북한 동시가입으로 문제해결의 새차원이 얼리게될것』이라고 말했다.
김교수는 『남북한 유엔동시 가입은 남북한 모두에게 한반도 문제를 자기쪽만의 입장에서 이를 해결하려던 시대를 뛰어넘어 세계 정치질서의 일환으로 문제를 풀어나가게 될것』이라고 예상했다.
18,19 양일간 열렸던 아시아 태평양문제 세미나에 나왔던 김일성 종합대 김수용교수,군축평화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 등은 세미나후 기자에게 『현재 상태로서는 미국에의 문턱이 너무 높다』라는 등의 현실 분석발언을 많이 했는데 이런 말들이 북한의 정책변화 움직임을 시사하는것 이었는지 모른다.<워싱턴=정일화특파원>워싱턴=정일화특파원>
▷일본◁
일본정부는 북한의 유엔동시 가입 방침을 「예상보다 빠른 전환」으로 받아들이면서 앞으로 북한과의 국교정상화 회담에도 플러스가 될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북한이 종래 주장해온 단일의석 동시가입 방식에서 전환,한국의 주장을 받아들인것은 ▲한국의 단독가입 방침이 확고하고 ▲소련이 이를 지지하는데다 중국마저 기권할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더 이상의 국제고립을 면하기 위한 조치라고 해석하고 있다.
일본 외무성은 최근 북경에서 있었던 국교정상화 3차 회담석상에서 일본측이 남북한 동시가입을 수락하도록 촉구하자 전인철 북한외교부부부장이 『그 문제는 수교회담과 관계가 없다』고 일축한 점에 비추어보면 너무 빠른 정책전환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북한 당국의 성명이 「난국타개를 위해 일시적인 조치」라고한데 유의,남북한 동시가입은 분단을 고착화한다는 종래의 주장을 부분적으로 수정한것이 아니냐는 견해도 제시되고 있다.
한편 일본 언론들은 『북한의 발표는 남북통일 및 대외정책에 대한 김일성 정권의 근본적인 정책전환』이라고 보도했다.
요미우리(독매) 신문은 조선중앙통신과 서울발 기사로 이 사실을 1면 톱으로 보도하면서 『북한이 명확한 방침전환을 한 이상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의 반대가 없을 것이므로 올 가을 남북한 동시 가입가능성이 커졌다』고 내다봤다.
이 신문은 북한이 지금까지 견지해온 「하나의 조선」론을 사실상 포기,한반도에 2개의 정권이 존재하는 「2개의 한국」을 인정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중국관영 신화사통신은 28일 북한 외교부의 유엔가입신청 결정 성명을 평양발 긴급 뉴스로 전했다고 일교도(공동) 통신이 북경발로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성명이 『유엔가입은 북한이 국가,민족 재통일에 걸린 긴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지금까지 공식적으로는 남북한이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으나 북한의 정책이 비현실적이라고 지적,개별 가입의 길을 모색해왔다.
그런 면에서 북한이 스스로 유엔가입 방침을 정함으로써 큰 골칫거리를 해결하게돼 한국의 단독가입 문제에도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게 됐다고 일 요미우리 신문도 분석했다.
이 신문은 지난번 이붕 총리의 북한방문때 유엔가입 문제에 대해 유연하고 현실적인 노선을 택하도록 모종의 「압력」을 가한것같다면서 북한으로서도 남북한 교차승인의 흐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어 단독가입 결정을 내린것 같다고 전했다.<동경=문창재특파원>동경=문창재특파원>
▷소련◁
소련 관영 모스크바 방송은 28일 북한이 이날 한국과 별도로 유엔에 가입할 것이라고 공식 표명한 사실을 즉각 보도했다.
모스크바 방송은 이날 하오 뉴스를 통해 북한의 중앙통신 보도를 인용,북한이 「외교부 성명」(5·27)에서 『지금까지 북한은 유엔 단독가입에 언제나 반대했으며 단일의석에 의한 유엔가입을 주장해왔으나 한국의 단독가입 결의가 확고함에 따라 부득이 그렇게 할수밖에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내외>내외>
▷유럽◁
프랑스 유력지 르몽드는 29일자에서 북한의 유엔가입 동의를 크게 보도하면서 『긴장완화의 고아인 북한은 여러해동안 외교적 입장의 악화를 목격해 왔으며 외교면에서나 경제면에서나 앞으로 북한이 행동할 여백은 매우 제한돼있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이 날짜 동경특파원의 분석기사에서 『북한은 남북한 유엔동시 가입이 한반도 분단을 영속화한다고 거절해왔다』고 지적하고 『그러므로 평양의 양보는 외교관계 수립을 위한 대일협상 실패가 확인해주는 점증하는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의 BBC 라디오방송은 28일 북한이 종래의 정책을 변경,유엔에 가입키로 졀정했다면서 이를 매시간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BBC는 북한이 이날 외교부 성명을 통해 한국이 유엔의 분리가입을 추구함에 따라 대안이 없다고 밝혔다면서 이러한 북한의 결정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리라는 점에서 환영받고 있다고 보도했다.<파리=김영환특파원>파리=김영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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