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성 대단” “보수관료 한계” 평가상반최각규 부총리가 28일로 취임 1백일을 맞는다.
6공의 4번째 경제팀장인 최부총리는 학계출신인 전임자들과는 달리 아직까지 선명한 정책취향을 드러내지 않은채 물려받은 주요시책들을 집행하고 점검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책의 일관성을 강조하면서 정통관료 출신답게 「다지기」에 열중하는 최부총리의 행정 스타일에 대해 경제관계자들의 평가는 크게 엇갈리고 있다.
먼저 최부총리의 「참을성」을 높이사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않다.
새로 부임한 장관은 대개 전임자의 정책방향을 어떤 형태로든 뜯어고쳐보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경제관료들은 『정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위치에 서서 3∼4개월 가까이 자신의 철학에 맞게 뚜렷한 정책변화를 시도하지않는게 쉬운 일은 아니다』고 혀를 내두르고 있다.
반면 일각에선 『급박한 상황변화가 없을 경우 좀체 움직이지 않는 관료출신의 보수성 때문』이라고 꼬집고 있다. 이들은 『89년 이후 2년 가까운 침체국면을 벗어나기 시작한 단계로 가만히 있어도 잘 굴러갈 판이어서 최부총리는 역시 복많은 사람』이라며 『그러나 광역의회를 비롯한 잇단 선거와 대외개방 확대에 뒤이은 충격 등 닥쳐올 숙제가 만만찮아 어떤 솜씨를 보일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어쨌든 최부총리는 취임 1백일만에 적어도 경제팀을 장악하는데 일단 성공했다는 평가가 많다. 여신규제 완화를 둘러싸고 견해차를 보인 정영희 재무나 기름값 조기인하 방침에 난색이던 이희일 동자장관이 각각 조기퇴진한 것이 사실상 부총리의 입김을 강화하는데 기여할 전망.
또 전기료 인상이나 해외인력 수입방안 등을 놓고 당정 및 관계부처간 의견을 누그러뜨린 사례도 최부총리의 위상을 높인 결과가 됐다.
경제기획원 직원들은 『기획원출신 부총리가 부임한 이후 일하기가 한결 부드러워졌다』며 이진설·진념 차관이 각각 장관으로 승진하고 후임에 강현욱 동자부차관이 임명되자 『경사가 겹쳤다』고 회색이 만면이다.<유석기기자>유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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