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메르루주 총선서 제외등 주장/정부/정권유지 속셈… “결렬땐 휴전파기”/반군내달 2일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평화회담을 앞두고 캄보디아내전 종식여부에 또 한번 세계의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회담은 특히 지난 1일부터 내전발발이후 처음으로 임시휴전이 발효중인 가운데 열리는 것이어서 회담 성과에 대한 기대를 높여주고 있다. 하지만 89년 베트남군의 철수이후 본격화된 평화회담이 그동안 4개 파벌의 이해관계 및 반목으로 타결 일보직전에 결렬된 전례를 고려할때 이번 회담의 성공여부도 성급히 점치기가 쉽지않다.
캄보디아 내전의 발단은 독립이후 캄보디아를 이끌어온 시아누크왕정이 지난 70년 우익 론·놀장군의 쿠데타로 무너지면서부터였다. 이후 공산세력과 손잡은 노로돔·시아누크공은 캄보디아 민족통일 전선을 결성,1차내전을 벌인 끝에 75년 4월 론·놀정권을 무너뜨렸다. 그러나 민족통일전선의 주도권을 잡은 공산 크메르 루주세력은 시아누크를 밀어내고 76년 폴·포트를 수반으로 하는 민주캄보디아 정부를 수립했으며 크메르 루주와 적대관계에 있는 베트남이 다시 캄보디아를 침공,79년 헹·삼린 친베트남 정권을 내세웠다. 그러자 크메르 루주와 시아누크 및 우익 크메르 인민민족해방전선 등 3개 파벌이 연립,헹·삼린정권에 대항하면서 본격적인 2차내전에 돌입했다. 이들의 대결은 소련과 베트남이 캄보디아정부를 지원하고 이에맞서 미국과 중국이 반군을 지원함으로써 국제적인 대리전의 양상으로 발전했다.
이러한 복잡한 내전은 89년 베트남군이 캄보디아에서 철수하고 지난해 9월 캄보디아정부와 반군세력이 유엔안보리가 마련한 유엔평화안에 따라 과도정부 역할을 수행할 최고국가평의회(SNC)를 구성하면서 실마리를 찾기 시작했다. 이 평화안의 내용은 ▲4개 파벌이 참여하는 최고국가평의회를 구성,향후 정치일정을 협의토록하고 ▲유엔 캄보디아잠정행정기구(UNTAC)를 설치,휴전과 무장해제를 감시하며 ▲UNTAC 감시하에 자유총선을 실시하기전까지 이 기구가 캄보디아의 행정을 관할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반군측이 이 평화안을 전적으로 수락한데 비해 캄보디아정부가 평화안의 일부 조항의 수정을 요구,회담이 더이상 진척되지 못한채 답보상태에 빠졌다. 캄보디아정부는 지난 75년부터 79년까지 수백만명을 학살한 크메르루주 세력이 재집권하는 것을 제일 두려워하고 있다.
이에따라 프놈펜측은 크메르 루주를 총선에서 제외하도록 주장하면서 크메르 루주의 재집권을 막기위해 자신들이 행정권과 군사력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프놈펜은 반군에 대한 외부세력의 군사지원 중단,임시휴전기간의 연장 등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대해 반군측은 유엔평화군이 크메르 루주의 독자적 행동을 막을 것이라며 정부측 주장은 권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크메르 루주문제를 걸고 넘어지려는 의도로 보고있다. 또 반군측은 휴전기간의 연장이 현재의 정치·군사적 대결상태를 고착화시키고 정부측의 통제력을 강화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유엔 중재로 결정된 이번 휴전은 자카르타 회담의 분위기 조성을 위해 일시적으로 실시되는 것이다.
캄보디아 정부측이 이처럼 크메르 루주문제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자 반군세력중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가진 크메르 루주도 자카르타 회담이 결렬될 경우 휴전을 파기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번 자카르타 회담에서 각 세력이 12년 캄보디아 내전을 종식할 끝내기 수를 찾아낼 수 있을지는 좀더 두고 봐야 한다.<남경욱기자>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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