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뒤 연정통해 안정 꾀할듯/유주석특파원 뉴델리서 4신【뉴델리=유주석특파원】 뉴델리의 유력지 더타임스 오브인디아지의 25일자 사설은 『라지브 이후의 인도가 과연 하나의 국가로 살아남을수 있는가 라는 근본문제에 직면하고 있다』며 현재 인도의 위기감을 표현하고 있다.
이런 위기감속에 현지 신문들은 비상사태와 계엄령 선포설,군쿠데타설 등 갖가지 루머와 각 정당과 정파의 중구난방식 주장과 제안들을 둘러싼 혼돈정국의 고조로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인도정국이 라지브 암살이라는 충격에서 벗어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라지브의 암살은 선거때마다 되풀이돼온 유혈 폭력사태의 한 큰 고비일뿐 이번 사건 자체를 인도의 민주제도가 결정적 파탄을 맞게 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위기의 그림자는 이 사건 훨씬전부터 이미 깊게 드리워졌었다. 라지브는 그의 능력과 경륜에 비추어 너무나도 오랫동안 권력을 독점해온 거대하고 무질서한 제1당의 총재라는 무거운 짐을 물려 받았다.
그는 집권 초기 「미스터 클린」의 깨끗한 정치이미지로 부패한 인도정치권에 혜성처럼 등장해 『종교와 카스트제도를 볼모 삼아 분열과 착취를 일삼는 모든 부패새력과의 전쟁』을 선포함으로써 많은 기대를 모았었다. 또 만성적 의회불안정을 해소하기위해 「반정당 이탈법」 등 선거관련 법과 제도의 개정과 ▲무역자유화 ▲경제체제의 대내외적 개방 ▲경쟁정책추진 등 민주화 개혁을 시도했다.
그러나 집권 2년이 채 못돼 그가 전쟁을 선포했던 「권력과 영향력의 브로커들」은 다시 활개치고 당과 정부의 거의 모든 요직이 이들의 돈거래와 농간에 놀아나게 되면서 부패와의 전쟁 약속은 한낱 공약이 되고 말았다.
라지브 암살사건은 이번 총선에 영향을 줄것은 분명하지만 국민의회(Ⅰ)당이 동정표에 기대더라도 역시 과반수 확보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24일 라지브의 장례식을 보면서 폭력소요는 일단 진정국면을 보이고 각 정당이 내달 12,15일로 연기된 선거에 대비해 선거전이 다시 열기를 띠고 있다.
제1당인 국민의회당은 장기집권과 이른바 「네루왕조」의 정권세습을 되풀이해오면서 당내 민주화를 외면해온 결과 차기 지도자감을 내지 못하고 다른 정당·정파에서도 전국적인 정치인을 배출하지못하고 있는 상황인만큼 누가 집권하더라도 국가적 단결과 지지를 얻어내기가 어려울것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이번 총선전에 거국내각을 구성하자고 제안한 벤카타라만 대통령의 위기 수습책이 당장은 BJP를 제외한 거의 모든 정당의 외면을 받고있지만 총선결과를 예상대로 과반수 확보정당이 못나올 경우 연립정부 구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앞으로 선거후 연정구성의 몇가지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즉 ▲힌두이즘 부활을 내건 BJP가 제2당으로 부상해 제3 또는 제4당과의 연합전선을 꾀하거나 ▲국민의회당이 BJP이외의 당과 제휴하는 연립정부 구성 ▲또는 종래처럼 제3당 이하 소수정당간의 연정구성 가능성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벤카타라만 대통령이 근대 인도 역사상 최초로 상징적인 대통령의 신분으로 정국운영에 핵심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가운데 소수당 연정이 정치위기의 근원임을 지적하면서 대연정 구성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어 총선후 대연정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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